지난 1947년 설립된 남광토건은 풍부한 토목공사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관급 공사 중심의 사업을 통해 사세를 키웠다. 2000년대 들어서는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하우스토리'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론칭하고 주택사업을 의욕적으로 펼쳤다. 건설업계가 호황을 기록하던 2006~2007년 무렵에는 주택 부문에서 6,000억~1조원에 달하는 신규수주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저조한 분양실적과 사업지연 등으로 실적악화가 지속됐다. 특히 2008년 이후에는 관급 공사 수주경쟁 심화에 따른 공공 부문의 원가율 상승, 주택사업의 수익 악화가 계속돼 2010년 7월 두 번째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남광토건이 2차 워크아웃을 졸업하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한 직접적 원인은 상거래 채권 만기연장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광토건의 상거래 채권 총액은 622억원에 이른다. 남광토건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으로부터 285억원 규모의 추가자금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상거래채권 1년 만기연장을 협력업체와 협의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하지만 풍림ㆍ우림ㆍ벽산ㆍ삼환 등 중견 건설사들이 연이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협력업체의 유동성 문제가 생겨 어음 연장 등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결재대금 마련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주택경기 침체로 채권단의 자금줄이 막히면서 남광토건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워크아웃 기업들이 회생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 건설사는 관급 공사 부문에서 비교적 풍부한 시공경험을 갖고 있지만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공사 물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배문성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건설사들의 차입규모가 이미 금융권이 제시할 수 있는 한도에 이르렀다"며 "차입 부담이 높지 않은 일부 건설사들은 그나마 사업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워크아웃 기업들의 한도가 찼고 무엇보다 주택경기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언제 회생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남광토건은 최장식 전 쌍용건설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