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청룽과 리롄제의 진검승부, 통할까

[새영화] 포비든 킹덤



현존하는 최고의 중화권 액션 배우 청룽(성룡)과 리롄제(이연걸)가 만났다. 이소룡에 이어 무협 영화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해온 두 사람이 한 작품에서 만나 세기의 대결을 펼치는 것은 오랜 무협 팬들의 숙원이었다. 그 바람이 할리우드 거대 자본에 의해 이루어지게 됐다. 두 배우를 한 번에 불러모은 영화는 제작기간 4년, 총 7천만 달러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포비든 킹덤'이다. 청룽과 리롄제가 한 작품 출연을 약속한 지 15년이 흐른 뒤에야 두 사람의 진검승부가 펼쳐지게 됐다. 영화 '포비든 킹덤'은 청룽과 리롄제라는 꿈의 조합에 중국 고전 '서유기'를 모티브로 해 철저히 동양권에 컨텐츠를 빚진 영화다. 주인공 마이클 안가라노를 제외하면 청룽과 리롄제를 포함해 류이페이, 이빙빙 등 대다수 주연 배우가 전부 중국 출신에 최고의 무술 감독 위안허핑이 합류했다. 주인공 소년이 이소룡의 신봉자인 내용이 등장하는 것을 비롯해 성룡의 취권과 홍콩영화인 '용쟁호투', '백발마녀전'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무협 영화 보는 것이 유일한 취미인 유약한 미국 소년 제이슨(마이클 안가라노)은 자주 가던 전당포에서 불량배들에게 위협을 받던 중 봉인된 신물인 여의봉을 손에 넣은 뒤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시기를 알 수 없는 중국 땅에서 깨어난 제이슨은 불사의 무예고수이자 취권의 달인 루얀을 만나게 되고 루얀(청룽)은 제이슨이 봉인된 신물 여의봉을 손오공에게 전해 줄 전설의 마스터임을 알려준다. 여기에 전설의 마스터를 깨우치기 위한 임무를 지닌 쿵푸 고수이자 승려 란(리롄제)이 제이슨의 또 다른 무예 스승으로 가세한다. 제이슨은 500년 전 옥황상제의 연회장에서 악당 제이슨 장군을 조롱했다가 돌로 굳어버린 손오공에게 여의봉을 전해주기 위해 무술을 연마하게 되고 제이슨 장군에게 부모를 잃은 여전사 스패로우(류이페이)가 이들과 함께 하는데…. 영화의 백미는 제이슨의 두 스승인 루얀과 란의 대결신. 데뷔작부터 치자면 영화를 통해 무술 실력을 선보여 온 것만 도합 67년인 청룽과 리롄제는 마치 신선들의 놀음인양 물 흐르듯 아름다운 액션 연기를 펼친다. 청룽과 리롄제가 각각 선과 악의 한 축을 맡아 피튀기는 액션 대결을 펼치기를 기대하던 팬들이라면 다소 밋밋할 수도 있겠지만 무술 연기에서 일가를 이룬 두 배우의 대결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학이 하늘을 날고 호랑이가 춤을 추는 듯 성룡의 주무기인 취권과 리롄제의 소림권법이 조화롭게 펼쳐진다. '스튜어트 리틀'과 '라이온 킹'을 연출한 롭 민코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캐릭터 디자인과 스토리 구성에 발군의 능력을 자랑하는 민코프 감독답게 동양권 소재를 바탕으로 판타지 게임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한국 업체인 매크로그래프와 DTI, 푸티지 등이 영화의 주요 컴퓨터 그래픽을 담당했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나약한 서양 소년이 우연한 계기로 동양 무술을 접하고 영웅이 된다는 스토리는 별반 새롭지 않다. 주인공 제이슨이 전설의 마스터라는 사실과 봉인된 신물의 비밀이 청룽의 내레이션을 통해 전부 설명돼 버리고 중국어로 말하던 옥황상제가 제이슨에게 갑자기 영어로 말을 거는 부분도 억지스러운 대목. 청룽과 리롄제가 한 편이 돼버렸으니 악의 무리들이 힘을 써 볼 도리도 없이 어이없게 무너져 버리는 것도 영화의 흥미를 반감시킨다.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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