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의 생사와 행방을 둘러싼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미 해병이 10일 급습한 이맘 알-아드함 사원 앞에서 그를 직접 보았다는 바그다드 시민들의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미군당국은 “부상한 후세인이 이맘 알-아드함 사원에서 다른 지도자들과 회합을 갖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해병이 투입된 것은 사실이나 실제로 그들 가운데 후세인이 있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미해병은 이날 이라크 지도부가 사원에 모여 있다는 제보를 받고 긴급출동, 이라크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인 끝에 시리아인으로 여겨지는 6~7명의 포로를 잡았다. 수 시간 동안 계속된 전투에서 미해병 1명이 사망했고 22명이 부상했다.
미 당국은 당시 6대의 차량이 이라크군의 엄호를 바드며 현장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미군은 무인정찰기로 이들을 추적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11일 사원 앞에서 후세인을 보았다고 주장하는 한 인근 주민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문제의 남성은 “후세인이 30여대의 차량행렬을 이끌고 둘째아들 쿠사이, 술탄 하셈 아메드 국방장관 등과 함께 사원에 도착했으며 타고 있던 차의 선루프를 열고 지붕위로 올라가 우뚝 섰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이어 “사원 맞은 편에 서있던 나는 황급히 달려가 그의 발에 입맞추었으며, 주변에 서있던 200명의 다른 주민들도 엎드려 절한 후 그의 발에 입 맞추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세인이 1시간 가량 사원에 머물렀다고 덧붙였다. 인근의 다른 주민들도 비슷한 진술을 했다.
뉴욕타임스는 만약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후세인은 살아 있고, 바그다드 주민들에게 여전히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당시 사원에 모인 사람들 가운데 후세인은 없었다”고 강력히 반박했다. 이처럼 후세인을 둘러싼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11일 “이미 후세인 정권이 완전 붕괴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 그의 생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주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