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때아닌 정신재무장 바람
18시간 산행…한강 20km행군…복장검사까지"증시불황 정신해이탓이냐" 직원들 볼멘소리 잇따라
“시절이 하 수상하다 보니…”
증시 침체 및 구조조정 등으로 한층 분위기가 어두워진 여의도 증권가에 산악구보, 야간행군 등을 통한 ‘정신 재무장’ 바람이 불고 있다.
증권사 사장까지 직접 나선 극기훈련을 통해 회사측은 정신수양 및 체력증진 등의 분위기 쇄신을 기대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증시 불황이 직원들의 정신이 해이해진 탓이냐”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현대증권은 김지완 사장이 부서장급을 포함한 직원들과 함께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을 18시간 안에 돌파하는 ‘18시간의 불수도북 산행’에 나섰다. 한양증권 역시 이날 유정준 사장을 비롯한 임원과 부서장ㆍ점포장 등 약 50여명이 저녁 7시부터 밤 11시까지 여의도 본사를 출발, 한강순환코스를 도는 약 20km의 행군을 했다.
양 증권사 모두 이번 극기훈련을 단발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또 대신증권은 지난달 초 ‘밝고 힘찬 일터만들기 운동’ 캠페인에 돌입, 연말까지 지속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인사부원들이 오전 출근시간에 여의도 본사 입구에서 지각한 직원들과 명찰 및 회사배지를 달지 않은 직원들을 적발하는 등 직원들의 출ㆍ퇴근 시간 및 복장ㆍ용의 상태 단속을 실시중이다.
이에 대해 다른 증권사의 한 직원은 “증시 침체로 업무 의욕이 떨어진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윗사람들이 나서서 하면 강제가 되고 원치 않는 사람들에겐 업무 외의 또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증시가 이 모양인게 증권사 직원 탓이냐”고 반문했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co.kr
입력시간 : 2004-08-01 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