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피플 in 마켓] 남동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시장 변화에도 이익낼 수 있는 기업 투자"

저평가 종목이라고 무조건 주가상승 보장 못해

환율하락 대응능력 탁월한 자동차부품주 매력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수익비율(PER) 분석에 근거해 저평가된 기업을 찾았다고 해서 주가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유가 폭락, 환율 하락,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도래와 같이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서도 이익을 낼 수 있고 더불어 주가도 오를 기업을 찾아 투자해야 합니다."

남동우(사진)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경제 변화 속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본부장은 "아무리 주식이 싸고 저평가돼 있다고 하더라도 실적이 부진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소용없다"며 "주식이 저평가돼 있는지 분석하기 전에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본부장은 태양광 기업인 OCI를 예로 들었다. OCI는 지난해 3·4분기 기준으로 PBR는 0.71배로 저평가돼 있다. 같은 화학 업종인 LG화학(1.35배)·금호석유(1.74배)보다 PBR가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유가 하락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년 전 19만원 선이던 OCI의 주가는 이날 8만2,000원을 기록했다. 충분히 주가가 싸지만 유가 하락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주가가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남 본부장은 "OCI를 비롯해 경기 민감주들이 싸다고 사면 주가가 더 빠지는 상황"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대내외적 환경을 고려해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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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본부장은 이스트스프링운용이 주식의 방향성을 예측할 때 회사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롱텀인사이트포럼'에서 힌트를 얻는다고 귀띔했다. 롱텀인사이트포럼은 직원들이 특정 주제가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에 대해 토론하는 행사다.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사장이 지난 2012년 10월 취임한 후 이어지고 있는 행사로 최근에는 IoT, 유가 하락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남 본부장은 "지난해 유가 하락세를 보고 원유 시장이 중동이 주도하던 과거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저유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친환경 자동차가 나오고 리터당 연비가 높아지는 가운데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기름값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태양광 기업은 낙관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스트스프링운용은 지난해 초 기업의 방향성을 판단하는 일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운용 4대 철학 가운데 첫 번째와 두 번째 조항의 순서를 바꿨다. 이스트스프링운용의 운용 철학은 '첫째 강력한 경쟁우위를 통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 둘째 철저하고 체계적인 밸류에이션(주가 대비 내재 가치)에 기초해 시장의 투자 기회 포착, 셋째 사전적 위험 관리를 적극 활용, 넷째 팀워크와 명확한 개인 책임의 조화'다. 이스트스프링운용은 2013년까지만 해도 저평가된 기업을 찾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지만 앞으로는 사업의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경쟁력 우위 찾기를 첫째 원칙으로 바꿨다.

남 본부장은 지난해 원화 값 상승으로 국내 완성차 회사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해 비중을 줄이고 대신 자동차 부품주를 늘렸다. 그는 "지난해 원화 값이 비싸지면서 현대차나 기아차와 같은 국내 자동차 기업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완성차 대신 자동차 부품주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세웠다"며 "완성차 회사가 환율에 민감한 반면 자동차 부품회사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공급을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환율 하락에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업종별 대표주에 투자하는 '이스트스프링코리아리더스자[주식]클래스A'는 지난해 11월3일 기준으로 한국타이어를 세 번째(6.83%)로 많이 편입하고 있다. 현대차는 편입 종목 상위 10개 가운데 찾아볼 수 없다. 이 펀드는 최근 1년간(2월3일 기준) 14.72%를 기록하고 있다.

남 본부장은 올해 지난 2년간 거둔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수익을 꾸준히 유지해 고객에게 신뢰받는 운용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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