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터넷 가격비교 '빛 좋은 개살구' 전락

알뜰쇼핑 순기능에도 불구 '미끼상품'으로 소비자 현혹


회사원 김영일씨(39)는 최근 디지털카메라를 바꾸려다 분통을 터트렸다. 인터넷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가장 낮은 가격에 파는 곳을 검색한 후 주문하기 위해 확인 전화를 했지만 ‘단품으로는 재고가 없으니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라’는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카메라만 필요했던 김씨는 다른 업체에 연락을 했지만 그곳에서도 같은 말을 들어야 했다. 결국 10곳이 넘는 업체에 확인을 한 끝에 카메라를 살 수 있었다. 인터넷에 나와있는 최저가보다 10만원이나 더 비싼 가격임에도 다른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싸기 때문에 일단 구입했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인터넷가격비교 사이트가 흔히 소비자에게 가격정보를 알려줘 알뜰 쇼핑을 위한 도우미 역할을 하지만 최근에는 ‘미끼상품’을 걸고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일부 인기품목의 경우 단일 제품을 최저가로 올린 후 다른 주변기기와 제품을 묶어서 패키지로 판매하는 업체가 많다. 이들 업체는 먼저 카메라 본체 가격만으로 최저가 등록을 한 후 삼각대나 메모리 리더기, 카메라 가방 등을 패키지화 한 상품을 한데 묶어 판매한다. 카메라 가격만 보고 주문을 하면 재고가 없다고 하면서 패키지 상품의 구매를 요구하는 수법을 동원한다.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경우에는 렌즈를 제외한 카메라 본체 가격을 등록한 후 렌즈를 추가로 구매하게 하는 경우도 잦다. 이렇게 되면 등록된 최저가보다 적게는 몇 만원에서 많게는 몇 십만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된다. 용산에서 디지털카메라를 판매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소매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일단 가격을 낮게 부르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가격비교사이트를 운영하는 관계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 등록된 가격에 물건을 팔지않는 업체는 등록을 취소하고 있지만 워낙 업체가 많이 이를 일일이 관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소비자의 주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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