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시티 게이트에 연루돼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5일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다. 그 동안 정 대표는 자신이 정치권에서 할 일이 남아있다면서 검찰 출두를 늦춰왔다. 그는 4일 민주당 당무회의에서도 검찰소환에 대한 자신의 억울한 소회를 밝히면서 “당 대표에게 주어진 정치적 과제를 마무리하고자 검찰 출두를 늦췄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 대표의 행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정 대표가 역사적 소명의식 때문에 출두를 늦췄다고 보기 보다는 최대한 수사 시기를 늦춰 비등하는 여론이 다소라도 잠들기를 기다린 것에 불과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 점에서 그가 자발적으로 검찰에 출두한 것은 만시지탄은 있지만 잘한 일이다.
그가 검찰소환에 불응하면서 그 명분으로 민주당의 신당문제에 대한 매듭을 들었다. 그러나 그가 대표로 있는 한 신당문제를 둘러싼 민주당의 내분은 더 꼬일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의 검찰 출두는 이 문제 해결에도 실마리가 되리라고 여겨진다.
정 대표는 대선자금 2억원을 포함해 굿모닝시티 측으로부터 받은 문제의 4억2,000만원을 계약자협의회에 반납했다. 정 대표의 한 측근도 정치자금을 받고 영수증을 처리하지 않은 위법 외에는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불법 자금도 사회문제가 된 후 되돌려 주기만 하면 면죄 받는 것인가. 또 불법 정치자금을 수사가 진행되는 도중에 국고도 아닌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것과 정당의 대표 집이 피해자들에 의해 점거되는 것은 무슨 꼴인가.
정대표의 유무죄 여부는 재판에서 가려질 것이나 자신의 소망대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다시 회복하는 진정한 집권 여당”을 바란다면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바른 처신이라고 본다. 그것은 공정한 수사와 신당에 대한 신뢰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아울러 집권여당은 개혁신당이 되었든 아니면 통합신당이 되었든 정 대표의 출두를 계기로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이다. 집권당으로서 민주당은 국정운영에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내분과 정파간의 힘겨루기에 당력을 소모하면서 민생을 외면해 온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대표의 검찰출두가 그런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집권당의 정상화는 무엇보다 경제회생을 위해 절실한 과제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