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파생상품 트레이더의 무단 거래로 대규모 손실을 입었던 스위스 금융그룹 UBS가 3ㆍ4분기 실적이 좋다며 보너스 잔치를 강행하겠다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은행업종 애널리스트들은 "주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UBS는 지난 달 파생상품'델타원' 담당 트레이더의 미승인 거래로 23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이로 인해 UBS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고 오스발트 그뤼벨 최고경영자(CEO)가 사태 수습 차원에서 사임했다. UBS는 3ㆍ4분기 손실 발생이 예상된다며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UBS는 예상과 달리 지난 25일 공개된 실적이 의외로 양호한 것으로 드러나자 임직원들에게 풍성한 보너스 지급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ㆍ4분기 순익은 10억1,800만 스위스프랑으로 전년 동기의 16억6,000만 스위스프랑과 비교해서는 39% 감소했지만 전분기의 10억 스위스프랑과는 엇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 평균치인 2억7,600만달러보다 3.7배나 많았다. 투자은행 부문 손실이 컸으나 자산관리 부문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UBS는 이에 따라 임직원 연봉과 보너스로 13억5,000만 스위스프랑을 나눠줄 예정이다. UBS의 한 고위 임원은 "미승인 거래 손실사건으로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다"며 "UBS가 현재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보수 경쟁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