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매출 둔화·순익도 격감/반도체·유화 특히 부진/삼성전자 순익 4천5백억… 작년의 15%수출과 내수부진에 따른 재고누적, 엔저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등으로 주요업종 및 그룹의 주력기업인 국내 30대 기업의 경영성적표는 매출부진 속에 채산성도 악화되는 「외빈 내빈」의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30대 기업의 올해 추정 매출액 및 경상이익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영업활동을 통해 번 경상이익은 많게는 10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반도체 경기의 활황으로 유례없는 흑자를 기록했던 전자업체들은 올해 반도체값 급락으로 매출이 답보상태를 보인 가운데 영업부문의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경상이익은 4천5백억원 안팎으로 지난해의 3조원에 비해 15%선에 그치고, LG·현대전자 등 반도체 3사의 영업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 회사들은 그동안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고 신차판매가 예년만 못하지만 매출이 그런대로 보합세를 유지한 덕에 내실은 25∼35% 안팎의 신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그룹 가운데는 대우그룹의 약진이 눈길을 끌었는데 30대 기업안에 든 대우중공업·대우전자·대우자동차 등의 매출과 경상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 불황에 강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LG그룹의 주력사인 반도체·전자·정유·종합상사 등의 수익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으며, 현대는 자동차 부문에서 그런대로 강보합세를 유지했으나 전자와 종합상사 등이 부진상을 보여 전체적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내게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함께 석유화학이 국제시세 하락과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철강, 유화, 자동차 등 지난해 경기활황을 이끌었던 수출주력 업체들이 대부분 고비용 저효율구조, 엔저 등에 따른 불황심화와 경쟁력 약화로 수출, 내수 등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은 것이 30대 기업의 경영실적 악화에 큰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산업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