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이날 윤 회장과 김 대표를 상대로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조항을 위반한 사실이나 배임횡령 등의 혐의를 추궁했으며 빠르면 이번주 안에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 소환된) 두 사람을 조사하고 나면 큰 줄기에서 조사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본류 수사가 끝나면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의혹을 정리해 하나하나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림 거래에 관여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나 계열사에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을 권유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조사는 오는 6월 중순께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에 따르면 윤 회장은 차명으로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수백억원의 대출을 받아 일본 아오모리(靑森)에 있는 '나쿠아 시라카미' 리조트와 후쿠오카(福岡)의 '세븐힐스골프클럽' 등을 구입한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골프장을 손에 넣는 과정에서 국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정황과 용처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윤 회장은 계열사인 경기 영남저축은행의 대주주인 대한전선의 12개 계열사에 1,500억여원을 불법으로 대출해준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주주에게 대출을 금지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여러 사람을 동원해 차명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 회장을 상대로 2월 직원을 동원해 계열사인 진흥저축은행 주가에 손을 댄 혐의도 살펴보고 있다. 주가조작으로 한국저축은행이 얻은 이익은 약 35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은행 임원과 짜고 은행창구의 컴퓨터 단말기 프로그램에 손을 대 고객이 돈을 입금해도 전산기록이 남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고객 예금 180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등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한편 25일 숨진 채 발견된 김행신(50) 미래저축은행 상무가 남긴 유서에는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부탁으로 가족의 이름을 차명대출에 활용했으니 (김 회장은) 해결해달라'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참고인 신분으로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으며 또 한 차례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