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1160원대서 나흘만에 1120원대로

■ 널뛰는 원·달러 환율

1일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자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외환은행 본점의 한 외환딜러가 환한 표정으로 시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해 미국에 포장재를 수출하는 박모 사장은 요즘 널뛰는 환율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널뛰기 하듯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는 환율 탓에 수출입 대금결제 시점을 종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원ㆍ달러 환율은 유럽 재정위기의 진행 상황에 따라 1,120원대에서 며칠 만에 1,160원으로 급등했다 다시 나흘 연속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1일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무려 16원90전 급락(원화 값 상승)한 1,126원10전에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1,120원대로 복귀한 것은 지난 11월15일 이후 2주 만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잇따른 유럽발 악재로 15일 1,120원대에서 가파르게 올라 25일 1,16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으나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에 합의했다는 소식 등에 힙입어 나흘 만에 1,120원대까지 급락했다. 이날 환율을 끌어내린 것도 기축통화국 미국의 유럽 지원 소식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6개 중앙은행이 달러 스와프 금리를 1%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낮추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원화 가치가 급등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춘 것도 경기진작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원화가치 상승에 힘을 보탰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전날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미국 6대 대형 은행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사 15곳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강등되는 악재도 원화 값 상승을 막지 못했다. 달러 유동성의 힘이 재확인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에서 공방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앞으로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원화 값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며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는 힘든 상황이어서 1,100원대를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원화 환율의 변동성은 아시아 국가 통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변동률은 일평균 0.63%였으나 태국 밧화는 0.28%, 인도네시아 루피화는 0.33%,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0.06%, 싱가포르달러는 0.55%, 일본 엔화는 0.34%로 우리나라보다 낮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