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금융위원장은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자금 출처 논란과 관련해 "자금조달 내용이나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며 "채권단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 위원장은 지난 3일 출입기자단 세미나에서 현대건설 매각을 둘러싼 현대그룹과 현대ㆍ기아자동차 간 대립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현대그룹이 프랑스 나티시은행에서 빌렸다고 주장하는 1조2,000억원의 성격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진 위원장은 대우건설 인수 이후 심각한 경영난을 겪은 금호그룹 사례를 언급하며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를 채권단이 방치한다면 불미스러운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며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과도한 이면계약이나 레버지리 바이아웃(LBO)이 있다면 매수자의 매입비용이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해 시장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진 위원장은 현대그룹의 인수자금 출처규명에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시장이 납득할 수 있도록 채권단이 이번 문제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 박병덕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주요20개국(G20)의 의제인 신흥국 관점의 금융규제 개혁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신흥국 협의체계를 만드는 데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