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4(월) 18:00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궁핍해지면서 올 추석에는 남에게 벌초를 맡기지 않고 직접 조상의 묘소를 돌보겠다는 「알뜰성묘족」이 크게 늘고 있다.
그 여파로 5~6년전 부터 도시인들 사이에 각광을 받던 묘지관리대행 신청이 급격히 줄고 있는 가운데 추석을 20여일 앞둔 지난주말에는 전국의 주요고속도로와 국도는 가족단위 벌초인파 차량들로 극심한 교통체증현상을 빚었다.
14일 임협중앙회에 따르면 묘지관리대행 신청건수는 지난 8월말 현재 579기로 지난해 2,535기의 20%수준에 머물렀다. 충남 아산의 경우 지난해 30기였으나 올해는 10기에 불과했다. 일부 임협의 경우 묘지관리안내 현수막을 내걸고 홍보를 벌이고 있으나 문의조차 없는 곳이 많다.
임협중앙회 회원지원부 유세형차장은 『예년에는 이맘때 쯤이면 묘지관리대행사업에 대해 문의전화가 쇄도했으나 올해는 거의 걸려오는 전화가 없다』며 『외국에 살고 있거나 홍수로 산소가 크게 훼손된 사람들이 복구공사를 의뢰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묘지관리대행사업은 본인이 직접 성묘하기 어려운 도시인들을 대신해서 묘소를 돌보는 사업으로 임협이 지난 92년부터 전국 143개 회원조합을 통해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어 왔다.
묘소가 있는 시·군 임협에 위탁신청을 하면 현지답사후 위탁계약을 맺고 벌초, 잔디심기, 나무심기 등을 대신해준다. 위탁수수료는 묘지의 면적·거리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나지만 임협소재지에서 차편으로 30분이내 6평정도의 묘지 1기를 벌초하는 비용은 5만5,000원이다. 잔디를 입히거나 나무를 심을 경우에는 수종이나 면적·거리 등에 따라 별도비용을 받고 있다.
그러나 IMF이후 처음맞는 올 추석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벌초에 나서 바뀐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1년에 5만~10만원하는 비용을 절약해서 좋을 뿐더러 조상을 섬기는 일쯤은 내손으로 하는 것이 IMF시대정신에 맞는다는 인식전환으로 풀이된다.
자녀들과 함께 지난 주말 부모님 산소가 있는 대전공원묘지를 찾아 벌초를 했다는 직장인 박모씨는 『가족과 함께 벌초를 직접 하니 돈도 아끼고 보람을 느낄수 있어 일거양득이다』고 말했다.【연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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