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에 대해 저평가 메리트에 초점을 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4ㆍ4분기 패션 부문의 부진으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았으나 전자재료와 화학 부문의 선방을 감안할 때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지적됐다. 조은아 삼성증권 연구원은 9일 제일모직에 대해 “경기 악화에 따른 패션 실적 부진 등으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지만 점진적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지난 2004년 이후 최저에 근접한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저평가 메리트가 있다”고 분석했다. 제일모직의 지난해 4ㆍ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8,810억원, 4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 26% 감소했다. 패션사업부는 남성정장 수요 감소로 매출액이 0.5% 줄었고 재고자산평가손실도 90억원 발생하면서 영업이익률이 0.7%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화학사업부는 급격한 원료가격 하락과 환율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6.6%에 달하는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전자재료사업부 역시 편광필름 부문 호조 등에 힘입어 주요 사업부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실적 모멘텀을 갖기 힘들겠지만 하반기에는 이익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화학 부문 공장 가동률의 점진적 회복과 함께 전자재료 부문이 실적 회복에서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황유식 SK증권 연구원은 “전자재료 제품은 ‘원저엔고’ 영향으로 일본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며 “하반기에는 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수요 회복과 반도체 고기능성 제품의 매출 확대로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전체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