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서 계속된 다저스 스프링캠프 이틀째 훈련에서 공 35개를 던졌다. 불펜에서 공을 던진 것은 이번 스프링캠프 들어 처음. 첫날에는 워밍업과 캐치볼, 달리기, 번트 수비훈련, 실내 타격연습으로 몸을 풀었다. 류현진은 둘째 날 불펜에서 빠른 공과 커브, 체인지업, 빠른 슬라이더 등 던질 수 있는 구종 4개를 모두 던지며 제구력을 점검했다. 다저스 캠프에 합류하기 전 이미 한 달 간 한국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글렌데일 캠프에서 4차례 불펜 투구를 했던 터라 예정보다 10개 정도 더 던져도 무리가 없었다.
류현진은 다저스 새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그란달은 다저스가 외야수 맷 켐프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주고 데려온 포수로, 투수의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도록 요령껏 공을 잡는 능력(미트질)으로 정평이 난 선수다. 돈 매팅리 감독과 릭 허니컷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첫 불펜 투구를 한 류현진은 마지막 투구 뒤 그란달과 주먹을 부딪치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류현진은 "모든 구종을 다 던졌고 생각만큼 (제구가) 잘됐다"고 했고 그란달은 "류현진의 제구가 아주 좋아 어렵지 않게 받았다. 다양한 구종을 편안하게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류현진은 3월5일 시범경기 전까지 3차례 더 불펜 투구를 하며 투구 수를 늘릴 예정이다.
류현진은 2년 연속 14승을 올렸지만 지난해는 잦은 부상으로 3차례 등판을 걸려야 했다.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로 눈부신 성적표를 받아든 한편 부상 탓에 투구 이닝은 152이닝에 그쳤다. 류현진이 건강한 몸으로 200이닝 목표를 달성하려면 부상을 피하는 게 관건이다. 부상 가능성이 적은 가벼운 몸을 만들기 위해 류현진은 오후6시 이후 음식 섭취를 피하고 있다고 한다.
류현진이 지난해 14승을 올릴 때 다나카는 13승(5패)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류현진보다 좋은 2.77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2년간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어본 적이 없다. 다나카는 그러나 류현진보다 적은 136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7월부터 오른 팔꿈치 통증이 계속된 끝에 선발로 20경기밖에 던지지 못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20승 기대까지 있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일본프로야구 시절 혹사가 다나카의 발목을 잡았다는 논란과 팔꿈치에 무리가 가기 쉬운 스플리터(변화구 일종)를 주로 던지다 보니 부상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지난해 9월 시즌을 마감하고 재활에 돌입한 다나카는 친정팀인 일본 라쿠텐으로 돌아가 재기를 준비해 왔다.
다나카는 지난 20일 첫 불펜 투구에서 21개의 공을 던졌다. 그는 "오른 팔꿈치는 다 나았다. 올 시즌 전체를 소화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나카 역시 류현진처럼 일찌감치 200이닝 투구를 목표로 잡았다.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은 "다나카가 아직 실제 경기에서 던진 것은 아니라서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현재 매우 좋은 상태인 것은 맞다"며 "다나카의 훈련에 별다른 제한을 둘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다나카가 캠프가 끝날 때까지 통증을 호소하지 않을 경우 양키스는 그에게 개막전 선발을 맡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