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이르면 8월말 준중형차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전격 내놓는다. 아반떼가 이번 부분변경을 통해 월드카이자 국민차로서의 위치를 되찾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대차 측은 11일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차량 생산 준비를 거의 마쳤다"면서 "생산 라인 사정에 따라 8월말 또는 9월 초에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아반떼는 4세대(프로젝트명 MD) 모델로 2010년 나와 2011년과 2012년 내수 시장 베스트셀링카를 차지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9.2% 줄어든 4만4,550대에 그치며 현대차 전체의 판매량 감소를 주도했다.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기아차 '모닝', 현대차 '포터', '그랜저', '쏘나타'에 뒤진 5위까지 밀리며 체면을 구겼다.
아반떼의 이 같은 '굴욕'은 서민경기 지속 악화, 경제적 양극화 심화 등 사회ㆍ경제적인 요인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상품성을 높인 부분변경차를 출시해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아반떼 페이스리프트의 상품성과 디자인을 세심하게 변경했다. 신규 헥사고날(육각형) 그릴과 발광다이오드(LED) 주간 주행등을 적용해 보다 앞모습을 더욱 산뜻하게 바꾸고 테일램프 디자인도 업그레이드했다. 아울러 편의ㆍ안전사양을 보강하는 대신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거나 일부 세부 모델의 가격을 내리는 현대차의 최근 가격 정책을 적용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 가을에는 대대적인 할인 공세를 시작한 한국GM '쉐보레 크루즈', 경쟁차종 구매 고객에게 차를 바꿔주는 마케팅을 시작한 르노삼성 'SM3', 신차 효과가 지속되고 있는 기아차 'K3' 간에 더욱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벌어질 예상이다.
현대차는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를 연내 미국 시장에서도 출시해 월드카로서의 면모를 새롭게 한다는 계획이다. 아반떼는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미국 시장에 1991년 진출해 올 봄 현대차 차종 중 처음으로 미국 누적 판매 200대를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지난해보다 29.5% 증가한 12만6,244대가 팔리며 미국 젊은 층의 드림카로 자리를 굳히고 있으며 연내 페이스리프트가 나오면 판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용 아반떼는 60%를 미국에서, 나머지 40%는 울산에서 만들고 있어 수출 효과도 크다.
현대차는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를 이르면 내년부터 중국에서도 만들 예정이다. 중국은 4세대 아반떼인 '랑둥'뿐만 아니라 3세대 아반떼인 '위에둥'은 물론 2세대 모델까지 '엘란트라'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팔리는 특이한 시장이다. 세 차종은 지난해 상반기 모두 14만2,385대가 팔렸지만 지난해 8월부터 랑둥이 투입되면서 올해 상반기는 총 21만7,488대로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준중형차는 중형차와 함께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이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인데 아반떼는 4세대부터 아반떼가 도요타 '코롤라', 혼다 '시빅' 등과 이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면서 "꾸준히 상품성을 강화해 기세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