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다국적 선박투자ㆍ운용회사가 국내에 첫 등장할 전망이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홍콩계 ASI펀드사가 주도하는 외국계 선박운영회사가 국내 상륙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SI펀드는 최근 해양수산부과 접촉, 중고선 중심의 선박운용회사 설립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조만간 정부에 회사설립 인가를 신청, 빠르면 다음달께 설립절차를 끝낼 예정이다.
정부가 ASI펀드의 선박운용회사 설립을 인가하면 외국계로는 처음 국내에 진출하게 된다. 이에 따라 토종 기업과 다국적 연합기업간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등이 참가한 대규모 선박건조자금 마련을 위한 한국선박운용㈜가 설립됐으며 이달초 선우상선, 세양선박 등 중견 해운업체와 신한캐피탈이 연합한 선박관리회사 ㈜KSIM도 출범했다.
최근 국내 및 국외 자본 선박투자회사가 잇따라 등장하는 것은 올들어 정부가 선박펀드 배당금을 비과세 대상으로 분류할 계획인데다 관련기업의 차입금 한도도 확대시켜주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부 관계자는 “연말에 선박펀드 배당금에 대한 비과세가 확정될 경우 내년말까지 20개정도의 펀드가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박운영회사가 본격적으로 등장함에 따라 해운업체에 대해 선박 운용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지금은 초기 시장이란 점에서 한국선박운용은 대형 선박, KSIM은 중형 선박, ASI는 중고선 등을 중심으로 선박운용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이 활성화하면 영역다툼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