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차기 정부의 주요 재벌정책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은 지난 4일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 `열린 세상 오늘`에 출연해 대기업과 재벌의 분리, 상속세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등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재벌정책에 대해 조목조목 반대입장을 밝혔다.
손 부회장은 이 프로그램에서 “지난 5년간 엄청난 구조조정을 통해 나쁜 의미로 사용됐던 재벌은 없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대기업이다 재벌이다 할 상황이 아니다” 며 “이제는 규제완화를 통해서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쪽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부회장은 또 “상속세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는 과세요건을 명확히 해야 하는 조세 법률주의에 위배되고 과세권을 남용할 우려가 있어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룹 구조조정본부 해체문제에 대해 “어느 조직이나 톱을 보좌하는 참모조직이 있고 일을 수행하는 라인조직이 있으며, 대기업도 방대한 기업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최고경영인을 보좌하는 그런 조직이 필요하다”며 구조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출자총액제한제도 유지방침과 관련, “이 제도는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이 제도를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총여신한도규제만 가지고도 (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은)충분히 견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차기 정부의 재벌정책에 대한 재계의 반대의사를 대변하고 있어 앞으로 재벌정책을 둘러싸고 정부와 재계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