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1월1일] 2009년 우리 경제

경제연구원장에게 듣는다

최근 세계경제는 대공황 이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급속한 경기하락을 경험하고 있으며 우리 경제 또한 이러한 추세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최근 발표된 주요 거시경제지표는 우리 경제도 수출 및 내수 부문이 모두 급감하면서 전반적인 경기가 빠르게 하강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수출은 국제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부문의 위축이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11월 들어 반도체 등의 주력 품목들이 대부분 감소세로 전환됨에 따라 전체적으로는 지난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후 최저치인 전년 대비 18.3% 감소했다. 세계 경제 예상보다 악화 가능성 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소비도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데 10월 중 소비재판매 증가율은 신용카드 사태가 있던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전년 대비 3.7% 감소했으며 여타 소비 관련 지표들도 소비지출의 급락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유가상승 등에 따른 물가상승의 여파로 2001년 이후 최초로 실질임금이 감소하면서 근로자들의 소비여력은 더욱 나빠지고 있어 당분간 소비지출의 회복을 통한 내수 증대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올해 경제전망과 관련해서는 급변하는 대내외 여건에 따른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한다면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기보다는 우리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을 지적하고 그 영향을 고려해보는 것이 보다 적절한 선택일 것이다. 높은 개방성 및 대외의존도를 특징으로 하는 우리 경제의 구조를 고려할 때 세계경제성장률은 우리 경제 전망에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변수다. 세계경제 상황을 간략히 살펴보면 주요 국제 전망기관들이 예상하는 바와 같이 내년 선진국들은 평균적으로 대략 마이너스 1%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례가 없을 정도의 심각한 수준이다. 따라서 선진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개발도상국가들에서도 상당한 정도의 경기둔화가 예상되고 있지만 평균 5% 안팎의 성장세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일부 개도국들은 금융위기 전파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원자재 수출국도 큰 타격을 받고 있어 세계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급락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하락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를 흑자로 전환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의 급격한 구매력 위축을 막아 내수급락을 부분적으로 완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당분간 경기연착륙을 위한 적극적인 통화 및 재정정책이 필요하며 정책당국의 기본대응방향도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재정정책의 경우 그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재정지출의 규모에 대한 고려뿐만이 아니라 그 효율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책당국이 취한 일련의 조치들이 도덕적 해이로 연결되지 않도록 부실화된 금융기관 및 기업은 신속히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덧붙여 올해의 경제상황은 전산업 부문에 걸쳐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특히 취약계층에 대한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 사회안전망을 사전에 점검하고 보강함으로써 경제불안이 사회 전체적인 문제로 확산되지 않도록 사전적으로 대비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연착륙 위한 재정정책 서둘러야 그동안 각국 정부는 세계경제의 급속한 경기하락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국내외의 정책적 노력이 효과를 거둔다면 오는 2010년부터는 우리 경제를 포함한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세계경제는 현재 구조적인 변화 과정을 겪고 있으며 그 결과로 현재의 경제위기가 진정되고 나면 세계경제는 새로운 모습과 체제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계기로 삼아 우리 경제시스템도 과거의 관행과 근시안적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선진화된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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