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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2008년 중국과 2014년 중국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


상하이와 홍콩 주식시장의 상호 교차거래가 허용되는 후강퉁 제도가 자본시장의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면서 중국 주식 직접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후강퉁은 단순한 시장 간 교차매매 허용을 넘어 중국 본토의 주식시장을 글로벌 수준으로 레벨업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아직도 지난 2008년 중국 펀드의 아픈 상처를 떠올리며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2008년의 중국과 2014년 현재의 중국은 다르다. 6년간의 세월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모르면 왜 지금 중국 주식시장에 굳이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2008년과 달라진 중국의 모습을 짚어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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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자본시장 개방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다. 중국 자본시장의 개방 및 자유화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후강퉁 제도는 큰 의미가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이미 "중국은 시장 진입 장벽을 완화하고 모든 자본이 평등하게 중국의 금융시장 경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0년대 중후반에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태도다.

경제성장동력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2008년 중국의 경제성장동력은 단연 부동산 붐에 편승한 고정자산투자였다. 중국 정부도 목표 경제성장률 달성에 집착하다 보니 지방 정부의 무분별한 투자도 다소 용인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물론 고정자산투자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소비와 수출의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경제성장동력 자체가 매우 건전해진 것이다.

기업들의 수준도 2008년의 선입견이 통하지 않을 만큼 발전했다. 세계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낸 알리바바가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의 인터넷·모바일·E커머스 시장은 가입자 기준으로 세계 최대이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다. 물론 전통산업 부분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시장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시장으로 부상했을 정도다.

수급 측면에서 후강퉁 시행 이후 중국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 한도가 개방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기업들의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등 글로벌 인덱스에 중국 본토 종목들이 편입되면 중국시장을 향한 글로벌 자금 유입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 2008년의 중국과 현재의 중국 투자 환경은 말 그대로 '수준'이 다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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