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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中 금융기관 지분 참여 신중해야

파이낸셜타임스 2일자

세계 주요 금융회사들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중국 국영은행에 대한 지분참여 여부를 놓고 최근 고민에 빠졌다. 베이징은 내년 금융시장이 완전 개방되기 전에 이에 대한 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베이징 당국은 뛰어난 금융지식과 경영 노하우를 보유한 외국자본의 참여로 중국 금융시장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외국 은행 입장에서 중국 은행들의 지분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지분을 인수할 경우 외국 은행들은 중국 금융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각 지역에 걸쳐 있는 중국 은행들의 지점망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팔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중국 은행들은 현재 거의 지급불능 상태다. 막대한 부실채권과 원시적인 경영구조, 부패가 만연해 있다는 점 등도 부담이다. 물론 베이징은 최근 공적자금 투입 등을 통해 자본구조를 개선해나가고 있는가 하면 부패구조를 끊기 위한 새로운 규제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금융시장의 개혁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최근 과거 부실채권이 대거 정리되며 무수익여신 비율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신규대출의 부실 가능성은 다른 문제다. 특히 중국 경제가 연착륙에 실패할 경우 은행들의 부실화는 불 보듯 뻔하다. 정치적 연결고리에 따른 대출과정이나 막대한 잉여인력 등의 문제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SBC와 같은 몇몇 은행들은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하며 이미 중국 은행들의 지분을 인수해놓고 있다.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 싱가포르의 테마섹 등은 중국은행(BOC)과 중국건설은행(CCB) 등과의 파트너십을 고려하고 있다. 이미 많은 외국 기업들이 중국시장 진출의 쓴 맛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AIG와 폴크스바겐 등에서 볼 수 있듯 시장 개방에 따른 경쟁이 심해지면서 초기 시장 선점의 이득은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주요 금융회사들도 이들의 사례를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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