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영국 테스코 치탐힐 매장 가보니… 탄소배출량 70% 줄인 '그린스토어'

매장안은 자연光 넘실… 천정·벽은 나무소재로 꾸며<br>오렌지 주스 제품용량 절반 줄여 유통단계 비용·쓰레기 절감 효과<br>매장밖엔 '재활용센터' 자리잡아 아동견학 등 고객유인 계기 삼아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테스코 치탐힐 매장은 철재 대신 나무 소재를 사용하고 조명은 자연채광을 활용하는 등 탄소 배출량을 줄인 친환경 점포다.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테스코의 치탐힐 매장 안에는 형광등 조명 대신 한낮의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쬔다. 매장 전면이 유리로 돼 있는데다 천정에는 햇빛만 통과시키고 열은 차단하는 채광창을 설치하는 등 자연광이 매장 안에 최대한 들어오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매장의 골격과 천정, 외곽 벽면 등은 대부분 나무를 사용했다. 나무 소재는 철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점포 건설로 발생하는 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치탐힐 매장에서 나무를 사용해 절감한 탄소 배출량은 약 1톤 이상에 달한다. 올해 1월 문을 연 테스코 치탐힐 매장은 비슷한 규모의 점포보다 탄소 배출량을 70% 절감한 친환경 '그린 스토어'다. 이 점포의 마크 코르코스 점장은 "점포에 탄소 배출량을 절감하는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면서 건축비용은 기존 점포보다 25% 정도 더 들었지만 올해 에너지 예산을 지난해의 43% 수준으로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매장 밖에는 유리병과 캔, 플라스틱 등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재활용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재활용품을 투입하면 기계가 재활용품의 종류를 자동으로 인식, 유리와 플라스틱은 잘게 부수거나 찢고 캔은 압축해 부피를 줄인다. 이에 따라 기존에 트럭이 재활용품을 나르기 위해 35번 가량 왕복하던 횟수를 단 한 번으로 줄였다. 재활용품을 가져온 고객에게는 클럽카드에 마일리지를 적립해 준다. 점포 시설뿐 아니라 판매하는 상품들에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숨어있다. 음료 코너에는 100% 오렌지 주스를 두 배로 농축해 제품 용량을 반으로 줄인 소용량 농축 주스가 눈에 띈다. 농도가 높아 마실 때 타는 물의 양을 두 배로 해야 하지만 줄어든 용량만큼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가격도 낮췄다. 청과 코너의 과일과 야채는 농민들이 생산지에서 직접 포장해 담은 플라스틱 용기 채로 매장에서 판매된다. 이에 따라 중간 유통단계나 매장에서 상품 재포장에 드는 비용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코르코스 점장은 "그린 스토어를 오픈한 이후 지역 주민들의 호응이 높고 부모가 아이들을 재활용센터에 데리고 와 견학시키는 등 고객들이 직접 매장을 찾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테스코는 그린 스토어 외에도 '탄소 제로 경영'을 위해 맨체스터대학에 2,500만파운드(500억원)를 지원, 지난 2007년 '지속가능 소비 연구소(SCI)'를 설립했다. 이 연구소에서는 친환경 소비를 위한 유통회사의 역할과 고객들이 친환경 소비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SCI 소장이자 맨체스터대 부총장인 로드 쿰스 교수는 "인류가 직면한 최고의 문제 중 하나가 탄소 배출"이라며 "탄소 배출 절감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기업이 나서서 소비자의 패턴을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테리 리히 테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 런던에서 SCI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면서 "테스코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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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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