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의 롤모델은 역시 피겨 선수 미쉘콴이었다. 미쉘콴은 세계선수권 대회 5관왕 등의 놀라운 기록을 세운 선수로, 모든 스케이터들의 우상이다. 김연아 역시 그녀를 롤모델로 삼고 피겨의 꿈을 키워 왔다.
프로배구 선수들 역시 그들의 롤모델로 대부분 배구 선수를 지목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은 현대캐피탈의 최태웅(36)이었다.
KOVO의 조사에 따르면 질문에 응답한 총 70명의 선수들 중 8명의 선수가 세터 최태웅을 찍었고, 이들은 모두 그와 같은 포지션인 세터들이었다. 한선수, 유광우, 김광국 등 자신의 팀 뿐 아니라 다른 팀 세터들까지 롤모델로 최태웅을 지목했다.
최태웅은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대전 삼성화재에 입단해 1998년부터 2008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05-2006시즌부터 2008-2009시즌까지 4년 연속으로 V리그 세터상을 독차지했을 정도로, 그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세터다. 최근 그는 V리그 최초로 1만 세트를 달성했다.
삼성화재를 프로배구 최강으로 올려놓았던 주역 중의 한 명이기도 한 최태웅은 2010년 박철우의 보상선수로 현대캐피탈에서 새 배구인생을 맞게 됐다. 이적 후 그는 림프암으로 투병하면서도 가족에게조차 발병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시즌을 마쳤다. 배구실력 뿐 아니라 그가 가진 투혼에 감명받아 많은 선수들이 그를 존경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태웅 다음으로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은 센터 고희진(33)이었다. 신영석, 지태환 등의 선수가 고희진을 롤모델이라고 적었다. 고희진은 올시즌 주장을 맡아 삼성화재를 9번째 챔프전의 길로 이끌었다. 그는 항상 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해내는 선수다.
공격수 부문에서는 단연 올라운드 플레이어들이 인기를 끌었다. 공수를 겸비한 대표적인 선수인 신진식과 석진욱이 많은 선수들의 롤모델로 지목됐다. 이들은 리베로와 함께 궂은 일을 도맡으며 팀의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하는 선수들이다.
대부분의 선수가 같은 배구선수를 롤모델로 지목한 가운데 조금은 다른 답변을 한 선수도 있다. 현대캐피탈의 정성민이다. 그는 지난번 향후 진로에 방송인이라고 답한 것에 이어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 라이언 긱스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박종영과 후인정, 네맥 마틴은 부모님과 삼촌 등 가족을 롤모델로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