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늘어만 가는 대기업집단 손톱 밑 가시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한 대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사익(私益) 추구를 막기 위해 관련 공시규정도 손볼 모양이다. 총수일가가 특혜성 거래로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부당 내부거래로 규제하겠다며 법 개정에 나선 마당이니 당연한 수순으로 볼 수 있다.


내부거래 유형을 법에 명시하고 일감을 몰아준 쪽과 몰아 받은 쪽 모두를 제재할 방침이라니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5억원 이상 등기임원의 개별연봉도 공개를 앞둔 마당이다.

관련기사



공정위는 지난달 대통령에게 대기업집단에 대한 사회적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정보공개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를 위해 공시대상에 총수일가의 사익추구 행위, 중소기업 영역 침범, 순환출자, 금융보험사 의결권 행사 현황 등의 항목을 신설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들의 공시사항ㆍ절차 등을 담은 '중요사항 공시규정'과 '대규모 내부거래에 대한 이사회 의결 및 공시규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이미 특수관계인과의 자금ㆍ자산ㆍ상품ㆍ용역 거래 현황 등 중요사항을 연 1회 또는 분기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공시한다. 금융ㆍ보험회사를 제외한 비상장사도 소유지배구조ㆍ경영활동 등과 관련된 중요사항을 수시 공시한다. 총수ㆍ친족 등이 지분 20% 이상을 소유한 계열사나 그 자회사와 대규모 내부거래를 하려면 사전에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공시해야 한다. 이미 공시 관련 규제는 상당히 치밀하고 촘촘하다는 얘기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몇몇 조항이 과잉규제 논란을 빚고 있어 6월 국회에서 처리될지 알 수 없다. 공정위와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 개정안에 '총수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일감 몰아주기로 간주한다'는 조항을 넣으려다 반발이 크자 철회한 바 있다. 공정위는 손톱 밑 가시만 늘릴 게 아니라 규제를 통폐합해 기업의 공시 부담을 덜어주는 데도 힘써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