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임직원들에 '옥중 서신'

“이번 일을 교훈 삼아 현대차 그룹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대차 그룹 비자금 사태와 관련해 구속 수감 중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이 12일 자신의 최근 심정을 담은 ‘옥중 서신’을 임직원들에게 보냈다. 정 회장은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통해 전달한 서신에서 “최근의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충격과 안타까움, 실망이 매우 컸을 것”이라며 “멈춤과 고난의 시간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 중의 하나인 이 곳에서 지나간 일들을 깊이 성찰하고 지금까지의 경영을 되돌아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회장은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땀 흘려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불안해 하고 있을 직원ㆍ협력사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욱 착잡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 회장은 또 “현대차 그룹이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한 것은 현대차 가족 여러분들이 흘린 땀의 결과”라며 “창업정신이기도 한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으로 품질과 기술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노력이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로지 우리 현대차 그룹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일념으로 일한 나머지 각계의 의견에 귀 기울이지 못한 점이 많았던 것 같다”며 “평소 여러분들의 노고에 대한 칭찬과 격려가 많이 소홀했고 애로사항을 좀 더 깊이 헤아리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미안함을 표시했다. 이어 “앞으로는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힘을 합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며 “비록 지금은 여러분과 함께 있지 못하지만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가까이 있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곤경에 처할수록 근본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의 현대차 그룹이 처한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 우리가 취해야 할 근본”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근본이 있어야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며 “각자 맡은 바 책임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 회장은 “그것이 한결같이 우리 현대차 그룹을 믿고 사랑해 주는 수 많은 고객과 주주, 그리고 세계 속의 현대차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우리 사회와 국민의 신뢰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끝으로 “저를 염려해 주시고 걱정해 주신 현대차 그룹 임직원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항상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그리고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