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반인들 `조울병' 잘 모른다"

자살률이 높은 정신질환 가운데 하나인 `조울병(躁鬱病)'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기분장애클리닉 하규섭 교수팀은 지난달 서울ㆍ경기지역의 13~65세 일반인 953명(남 381, 여 573명)을 대상으로 조울병의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29.7%가 이 질환을 들어본 적 조차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11일 밝혔다. `양극성 장애'로도 불리는 조울병은 기분이 들뜨고 신나는 상태인 `조증'과 기분이 가라앉는 상태인 `우울증'이 교대로 나타나면서 사소한 일에도 감정 변화가 심해 사회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인구 100명당 3~5명이 조울병 관련 장애를 겪고 있으며 환자 중 10%이상이 자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 교수는 설명했다. 설문조사 응답자 가운데 우울증, 정신분열병, 당뇨병을 각기 병(질환)으로 인정하는 사람은 각각 86.1%, 85.6%, 93.1%인데 반해 조울병을 병이라고 한 사람은 61.2%에 불과했다. 각 질환의 약물치료 필요성에 대해서는 우울증, 정신분열병, 당뇨병이 각각 31.6%, 56.8%, 51.3%의 찬성률을 기록한 반면 조울병은 불과 27.4%만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 교수는 "한국 사회가 조울병의 사각지대임이 드러났다"면서 "일반인에게 시급히 조울병을 알려야 할 때"이라고 말했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에서는 이처럼 조울병에 대한 국민 인식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달 16~20일을 `조울병 선별의 날'로 지정, 전국 19개 병원과 정신보건센터에서 조울병 무료 진단 및 상담 캠페인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기백석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이사장은 "치료받지 않은 조울병은 대인관계의 문제, 알코올이나 약물의 남용, 개인적 고통 및 가정의 붕괴, 재정적 위기, 폭력 등많은 문제점을 동반한다"면서 "특히 조울병을 우울증으로 잘못 알고 치료하면 조울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는 차원에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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