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산업사회는 일자리 창출과 상생노사관계를 위해 작업장 혁신운동을 노사 파트너십을 통해 체계적으로 DNA화하고 있다. 급변하는 경제사회의 환경은 기업에 끊임없는 작업장 혁신을 강요하고 있다. 아무리 탄탄한 기업일지라도 지속적인 현장혁신을 하지 않으면 단번에 무너질 수 있다. 그러면 노사 모두 공멸한다.
오늘날 위기의 상시성은 부단한 현장혁신의 노력을 전사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강자들이 끊임없이 시장에 진입하는 글로벌 사회에서는 절대적 우위기업이 존재하기 힘들다. 도요타나 GM 등 무수한 사례에서 보듯 자만하고 조금만 방심하면 한번에 쉽게 쓰러질 수 있는 만큼 늘 긴장하고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
기업의 혁신은 작업현장에서부터 시작된다. 작업장 혁신이 없는 기업의 가치창출 노력은 형식적인 구호로만 끝나게 되고 기반 없는 용두사미가 되기 쉽다.
작업장 혁신은 '물리적 혁신'이 아닌 '사회적 혁신'이다. 지난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작업장 혁신운동의 패러다임과 내용이 완전히 달라졌다. 즉 작업장 혁신운동이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뀐 셈이다. 전통적 작업장 혁신운동은 테일러(F W Taylor)의 과학적관리 패러다임에 의한 물질적ㆍ기계적 혁신으로 추진돼 한계의 벽에 부딪혔다. 이에 비해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에서 시작된 현대적 작업장 혁신운동은 노사 파트너십 패러다임에 근거한 인간적ㆍ조직적 혁신으로 추진돼 성공을 거뒀다.
혁신은 구성원의 창의와 능력을 기반으로 한 성취의욕과 자긍심, 그리고 소통과 협동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때문에 작업장 혁신도 노사협력을 바탕으로 고용과 근로생활의 질 향상을 동반할 수 있어야만 성공한다. 따라서 작업장 혁신노력이 단기적인 성과에만 치중해 노동강화 또는 인력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경영의 성과와 기업의 경쟁력을 존중하지 않고 오로지 근로 생활의 질 향상에만 치중해 노동복지와 권익추구의 수단으로 추진돼서도 안 된다.
혁신이란 기존의 자원이 부를 창출하도록 새로운 능력을 부여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작업장 혁신은 혁신주체들의 개선과 협력의 역량구축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즉 혁신은 역량의 결과일 뿐이다. 지속적인 작업장 혁신을 위해서는 결과가 아닌 원인과 과정을 만들어가는 혁신역량구축에 매진해야 한다. 역량구축에 실패하면 조직은 관료화되고 불신과 갈등의 병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 순간 기업경쟁력은 사라진다. 작업장 혁신의 원동력인 역량구축에는 개별적 차원의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집단적 차원의 생산적 노사관계를 위한 협력적 조직역량개발도 중요하다
오늘날 경제ㆍ기술사회의 지각 변동이 급속도로 일어나 산업사회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급속한 변동은 산업사회에서 지식과 창의사회로의 이동을 촉진시키고 있다. 기업이 개성과 창의성을 유지하며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고 성장ㆍ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직무ㆍ조직의 출현에 대응한 작업장 혁신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또 이러한 노력은 일회성이 아닌 기업문화와 제도로 정착돼 지속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구성원의 혁신역량을 키워서 '작업장 혁신의 DNA화'로 이어져야 한다.
DNA는 기업에도 존재한다. 기업도 하나의 생명체로 볼 수 있다. 사람에게 생명이 있듯이 기업도 생명을 지니고 있다. 모든 생물체는 자기고유의 DNA를 지니고 있고 이것이 그의 생존과 성장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가치창출의 성과를 도출해야만 한다. 성과도출에는 여러 요소들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과를 실현시키는 기업에 스며들어 있는 운영 메커니즘, 즉 기업에 체질화된 습관과 관행이다. 이것을 우리는 루틴(routines)이라고 하며 곧 기업의 DNA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노사관계도 선진화를 위해 노사상생의 작업장 혁신을 체질화ㆍ습관화하는 소위 '노사상생의 작업장 혁신'을 DNA화하는 노력이 적극 이뤄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