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의도 훔쳐보기] 선거 판세 흔드는 정치인의 눈물

유권자 공감 이끌어내지만 '진정성 있나…' 의문도 많아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세월호 참사' 유족들에게 사과하며 눈물을 흘렸다. 순간 방송 카메라도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박 대통령의 담화 직후 새누리당이 국회 출입기자 20명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한 결과 14명이 "감성이 느껴진다"고 답했다. 담화 시점도 늦고 만족도도 10점 만점에 7.35로 나왔지만 박 대통령의 눈물에 대한 기억은 강하게 남는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눈물을 계기로 새삼스레 정치인의 감성적인 눈물이 '진정인가'라는 논쟁이 제기된다. 눈물 자체가 정치적인 행위로 읽히며 크든 작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학생과 교사, 서비스직 일부 승무원 등 '세월호 영웅'들을 거론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치켜세울 때 눈물을 흘렸다.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은 "대통령의 담화 내내 진정성을 느꼈다"고 강조했고 함진규 대변인도 "솔직하게 진정성이 담겼다"고 평했다. 하지만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트위터에 "눈물만 있고 책임은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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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정치인의 눈물은 선거 판세를 흔드는 경우가 많았다.

2002년 대선과정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는 TV광고는 당시 차가운 이미지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대비되며 유권자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다. 박근혜 대통령도 2004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대표로서 당시 노 대통령 탄핵 역풍에 맞서 정당 대표 TV연설에서 눈물을 흘리며 121명을 당선시켰다.

지난 8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강성 이미지의 박영선 후보가 눈물을 보이며 공감을 끌어냈다. 그는 진도 팽목항에서 본 '한번만 안아보자. 보고 싶다 아가야'라는 글을 소개하면서 왈칵 눈물을 쏟았다. 앞서 올 1월1일 새벽 여권이 밀어붙인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대해 재벌특혜법이라고 버티며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제의 추진을 조건으로 법사위원장 의사봉을 간사에 넘길 때도 당내 의총에서 눈물을 보였다.

다만 2012년 18대 대선에서 야당의 문재인 의원이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고 난 뒤 "노 전 대통령이 생각나서"라며 눈물을 흘렸으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안철수 당시 무소속 후보도 그해 11월 대선 후보를 문 후보에게 양보하면서 눈물을 보여 야권 표 결집에 악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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