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의 눈물을 계기로 새삼스레 정치인의 감성적인 눈물이 '진정인가'라는 논쟁이 제기된다. 눈물 자체가 정치적인 행위로 읽히며 크든 작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학생과 교사, 서비스직 일부 승무원 등 '세월호 영웅'들을 거론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희망을 본다.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치켜세울 때 눈물을 흘렸다.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은 "대통령의 담화 내내 진정성을 느꼈다"고 강조했고 함진규 대변인도 "솔직하게 진정성이 담겼다"고 평했다. 하지만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트위터에 "눈물만 있고 책임은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 정치인의 눈물은 선거 판세를 흔드는 경우가 많았다.
2002년 대선과정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는 TV광고는 당시 차가운 이미지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대비되며 유권자의 많은 공감을 끌어냈다. 박근혜 대통령도 2004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대표로서 당시 노 대통령 탄핵 역풍에 맞서 정당 대표 TV연설에서 눈물을 흘리며 121명을 당선시켰다.
지난 8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강성 이미지의 박영선 후보가 눈물을 보이며 공감을 끌어냈다. 그는 진도 팽목항에서 본 '한번만 안아보자. 보고 싶다 아가야'라는 글을 소개하면서 왈칵 눈물을 쏟았다. 앞서 올 1월1일 새벽 여권이 밀어붙인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대해 재벌특혜법이라고 버티며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제의 추진을 조건으로 법사위원장 의사봉을 간사에 넘길 때도 당내 의총에서 눈물을 보였다.
다만 2012년 18대 대선에서 야당의 문재인 의원이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고 난 뒤 "노 전 대통령이 생각나서"라며 눈물을 흘렸으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안철수 당시 무소속 후보도 그해 11월 대선 후보를 문 후보에게 양보하면서 눈물을 보여 야권 표 결집에 악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