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정병모)는 1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과장급 이상 노동자에 대한 인원정리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대상자를 정해 퇴직시키는, 사실상 정리해고와 다름없다"고 반발하며 "퇴직 대상자를 중심으로 한 가칭 '일반직 노조'를 설립하는 데 인적·물적자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16일 회사로부터 퇴직면담을 받았다는 박모(52·조선선실 생산2부) 과장이 직접 참여해 노조 설립을 주도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박 과장을 비롯한 일반 사무직 10여명이 16일 노조 설립과 관련한 토론을 벌였으며 회사가 퇴직 시점으로 정한 오는 31일까지 노조를 설립하기로 했다. 대의원 선거가 마무리되는 26일 이후 현 노조의 도움을 받아 설립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직을 기반으로 한 현대중공업 노조의 정병모 위원장은 "최대 50여명의 과장급 이상 일반 사무직이 노조를 만들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회사는 정리해고 수순을 중단하고 구시대적인 노무관리 등 근본적인 경영구조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 압박했다.
노조의 이 같은 반발에도 회사는 인력조정을 비롯한 조직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임원의 31%를 감축했으며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하고 성과 위주의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조선계열 3사의 선박정비 기능을 통합한 '선박AS센터'를 출범하기로 했으며 설계인력을 한곳에 모으는 등 힘을 결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