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2년만에 교민 5배 늘어… 삼성효과 톡톡

■ '제2의 왕징' 中 시안 뤼디스지청 가보니

중국 산시성 시안의 한국인 거주지역인 뤼디스지청은 지난 2012년 3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 발표 이후 한국인이 모여들면서 제2의 왕징(베이징 소재 코리아타운)으로 불리고 있다. 뤼디스지청의 한국 식당가. /시안=김현수특파원

삼성 반도체공장 들어서며 활기… 한류 타고 의료산업 진출도 활발

성정부 투자유치·기업 지원 전력

아파트값 2년새 두배이상 뛰어 급격한 투자 따른 부작용도



지난 25일 찾은 시안 뤼디스지청. 빽빽하게 들어선 아파트 사이로 한글 간판이 걸린 상가들이 촘촘하게 들어섰다. 5~6년 전만 해도 밀밭이었던 이곳은 중국 정부의 서부대개발에 이어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서 활기 넘치는 한국인촌으로 바뀌었다. 2012년 3월 삼성시안반도체 공장 건설 발표 이후 시안의 한국 교민은 2년 만에 1,000명에서 5,000명으로 5배나 늘었고 뤼디스지청에만 3,000~4,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과거 저렴한 교육비 때문에 이곳을 찾은 유학생이 주였다면 지금은 자영업자들이나 삼성 관련 협력업체 직원 등이 자리를 잡았다. 장쥔 산시성 상무청 세외투자복무처 주임은 "시안은 서부 내륙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가장 적합한 도시"라며 "철도교통망과 풍부한 인적자원, 전통과 개방을 동시에 갖춘 도시 분위기는 한국 기업들에 좋은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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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 지역의 한국인 투자는 최근 들어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식당·부동산업에서 시작해 지난해까지 삼성 관련 협력업체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한류 바람을 타고 의료산업으로 진출영역이 확대됐다. 예치과를 운영하는 메디파트너가 한중 합자로 오는 6월 초 치과병원을 오픈할 예정이며 JK성형외과도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병원이 문을 열면 서부 지역 첫 한중 합자 병원이 시안에 만들어지게 된다. 이날 시안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한중보건산업 포럼에도 인민군 소속인 군의대학병원 관계자 등을 포함해 300여명의 중국 의료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중 합자 병원 설립 가능성을 타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기업에서부터 병원까지 한국의 투자가 늘어나며 '산시속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정부는 투자유치와 기업지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자와 만난 리웨이펑 산시성 상무청 처장은 한국 기업의 추가 유치를 의식한 듯 "지리자동차가 시안 북쪽에 들어온다"면서 "현대나 기아차의 신규공장 입지로 시안도 매력이 있다"는 말을 몇 차례나 강조하기도 했다.

정구호 시안 한인회장은 "삼성 반도체 공장의 건설 진행상황을 성정부와 개발구가 매일매일 체크하고 있다"며 "만일 성정부 차원에서 진행이 더딜 경우 담당자는 문책이나 시말서를 써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정 회장은 이어 "중국공산당의 25명 정치국원 중 시진핑 주석, 왕치산 기율위원장,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 등 6명이 산시성 출신이라는 점도 산시성이 서부대개발의 거점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준공식을 2주 앞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효과가 시안 지역 전체에 미치고 있지만 급격한 투자증가로 인한 부작용도 조금씩 나타난다. 2012년 1㎡당 4,000~5,000위안이던 시안 지역 아파트 가격은 현재 9,000~1만2,000위안으로 뛰었다. 상하이와 베이징 지역의 한국 교민들이 부동산 투자에 나서며 뤼디스지청 지역의 상승률은 더 높은 상황이다. 자칫 중국 부동산 시장의 '폭탄 돌리기'에 휩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부 진출을 유행처럼 판단하는 중소기업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김종복 KOTRA 시안무역관장은 "최근 중국 서부 진출 기업의 70~80%가 시안 쪽을 검토하고 있다"며 "청두나 충칭에 비해 분명 장점이 있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대기업 협력업체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내수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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