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질주를 거듭하던 자동차주들의 주가 추세가 6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 증가와 노사 리스크 발생, 계절적 비수기 돌입 그리고 하반기 업황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탓으로 분석된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현대차가 전날보다 4.30% 급락했고 기아차도 2.40% 내리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로써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는 이 번달 들어서만 각각 7.61%, 6.88% 빠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상승하며 각각 26%, 54%의 급등세를 나타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노사 갈등이 불거진데다 하반기 업황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현대차는 이날 일부 신형 쏘나타에서 산소 센서 배선 불량이 발견돼 무상수리를 실시할 것이란 소식까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다. 증시전문가들은 자동차주들이 6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서자 단기반등 보다는 기간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오는 29일과 30일에 2∙4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실적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성재 키움증권 연구원은 “3∙4분기에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들고 상반기 동안 주가가 크게 올랐다는 점에서 당분간 전고점을 뚫고 올라가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상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하반기에 미국이나 중국쪽의 업황이 계속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자동차주의 실적이 2∙4분기를 기점으로 고점을 찍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주들의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이 해외 업체들에 비해 여전히 25~30% 가량 디스카운트돼 있다는 점은 추가 하락을 방어해 줄 요소로 꼽힌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가격 조정보다는 일정기간 동안 일정범위내에서 박스권 등락을 지속하는 기간 조정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