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개혁' 외치던 참여정부 규제 더 늘렸다

2002년 7,724건서 작년 8,084건으로 4.6% 증가<br>감사원, 개선된 규제 포함시킨 '실적 뻥튀기' 적발


참여정부 들어 범정부적으로 규제개혁을 추진했지만 실제 규제건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감사원 감사 결과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핵심 규제와 거리가 멀거나 이미 개선된 규제개혁 과제를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규제개혁위원회가 경제 규제개혁의 실적을 ‘뻥튀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규제완화는 지속되는데 규제건수는 늘고=참여정부 들어 규제개혁기획단이 완화했거나 추진하겠다고 밝힌 덩어리 규제만도 골프장 관련 제도 완화, 주택ㆍ건축규제 개선 등 총 57건에 이른다. 덩어리 규제개편 과정에서 제도가 완화됐거나 폐지된 세부항목은 최소 1,000건 이상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덩어리 규제완화와 별개로 기업ㆍ서비스ㆍ금융허브 구축 등을 위해 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500여건에 이르는 개선과제를 제시했다. 덩어리 규제, 기업ㆍ서비스환경 개선 등 일련의 정책대로라면 규제는 줄어드는 것이 정상. 하지만 규제건수는 지난 2002년 말 7,724건에서 지난해 말 8,084건으로 4.6% 증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권 부총리가 범정부 차원으로 기업ㆍ서비스ㆍ금융허브 구축 등을 위해 고치겠다고 내놓은 항목만도 무려 551개에 이른다. 기업환경 개선 분야에서는 지난해 1단계 115건, 올 2단계 105건 등 220건이다.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단계와 최근 2단계 방안을 내놓았다. 이들 세부 정책과제는 총 260건이다. 이들 정책과제의 핵심은 규제완화이다. 이와 별개로 규제개혁기획단은 2004년 하반기부터 이른바 덩어리 규제를 선정, 제도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현재까지 선정된 덩어리 규제만도 총 57건에 이른다. 여기에는 인허가 제도 개선, 교통ㆍ해상운송 규제개선 등 분야도 다양하다. 이에 따른 규제 완화ㆍ폐지 건수는 최소 1,000건 이상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규제가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총규제건수는 단계적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재경부 관련 규제는 다소 줄었지만 건교부ㆍ노동부ㆍ복지부 등 경제 관련 4개 부처의 규제를 모두 합하면 오히려 늘었다. 2002년 말 7,724건, 2003년 말 7,837건, 2004년 말 7,846건, 2005년 말 8,017건, 2006년 말 8,084건 등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규제건수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안전ㆍ복지ㆍ부동산ㆍ환경보호 등 불가피한 분야에서 규제가 늘어난 것이 주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간의 시각은 다소 다르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한편에서는 규제를 폐지ㆍ완화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아랑곳없이 규제를 늘리고 있다”며 “현재 정부의 몸집이 커지면서 간섭하는 분야가 늘어남에 따라 한 곳을 없애도 다른 곳이 싹을 틔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감사원 감사 ‘규제개혁 뻥튀기’ 적발=감사원은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경제규제 개선실태를 감사한 결과 다양한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무조정실 규제개혁기획단은 2004년 8월부터 2006년 6월까지 경제 규제개혁 전략과제 41개, 세부 이행과제 1,309개를 선정, 공장설립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포함해 세부 이행과제의 60%인 790개를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체 세부 이행과제 가운데 49.4%인 647개 과제가 단순 점검활동이나 특정업종에 대한 재정지원 등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핵심 규제와 관련성이 작은 단순 정책지원성 과제라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또 규제개혁기획단은 각 부처가 이미 개선했거나 개선이 실질적으로 어려운 과제 등 51개 세부 이행과제를 개선대상 과제에 끼워넣거나 동일한 내용의 15개 규제를 관련 부처 수만큼 중복 계산해 62개 규제를 개선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장설립 최소면적 제한 완화 과제의 경우 건설교통부가 관련 법 시행령을 개정해 각 자치단체의 조례 개정을 요청한 사실을 바탕으로 규제완화 실적에 포함시켰으나 지난해 말 현재 대부분의 일선 시ㆍ군에서는 조례를 개정하지 않아 기업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에 따라 규제개혁기획단이 세부과제 중 이행 완료됐다고 밝힌 790개 과제 가운데 규제와 직접 관련된 것은 46.9%인 37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관련 과제 중에서도 실제 이행된 과제는 전체 세부 이행과제의 21%인 280개에 그쳤고 나머지는 ▦이미 개선(26개) ▦추진 곤란(9개) ▦중복(47개) ▦미이행(9개) 등의 과제인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아울러 행정규제의 신설을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규제등록ㆍ규제일몰제 등이 당초 도입취지에 맞지 않게 형식적으로 운영돼 최근 3년간 신설ㆍ강화된 규제 수(1,102건)가 폐지ㆍ완화된 규제 수(468건)보다 많아 규제개혁 체감도를 낮추는 주된 요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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