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독립' 이어 비전 추진팀 가동 본격화<br>글로벌 경영 등 시스템 개혁 "현대차와 차별화"
| 기아자동차가 독자 노선을 걷기 위해 조직문화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차 광주 공장 스포티지 생산라인에서 조립작업을 하고 있는 생산직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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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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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계열사인 기아자동차가 ‘독자 노선’을 구축하기 위해 경영 청사진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6일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말 본사 기획실 내에 ‘비전 추진팀’을 신설, 이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며 “글로벌 경영은 물론 내수판매와 조직문화 등 시스템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혁신을 통한 (현대차와의)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만들어진 비전추진팀은 ▦해외글로벌 ▦내수 ▦조직문화 ▦디자인경영 등 4개의 태스크포스(TF) 조직을 두고 각 분야별로 독자적인 전략 및 미래 비전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룹 주변에선 이와 관련, “기아차는 그동안 해외 경영을 비롯한 주요 핵심사업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면서 그룹의 비전에 철저하게 맞춰 움직였다”며 “하지만 이번에 비전 추진팀을 신설한 것은 차별화된 경영시스템 구축을 통해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서기 위한 행보로 받아들여진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아차가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지 7년 가량 흘러 이미 품질ㆍ디자인 등에선 현대차 수준에 육박하는 만큼 이제는 현대차의 그늘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특성과 장점을 살릴 시점이라는 지적도 독자노선으로 방향을 선회하는데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아차가) 디자인을 비롯해 글로벌 경영과 내수판매, 조직문화 등 경영전반에 걸쳐 독자움직임을 펼치는 것은 현대차의 형제회사가 아닌 ‘기아(Kia)’만의 고유 브랜드를 구축해야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다만 이 같은 전략은 기아차 자체가 아닌 ‘현대차그룹 내 기아차’로서의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는 이미 지난해 ‘즐겁고 활력을 주는(Exciting & Enabling)’이라는 이미지의 브랜드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현대차의 ‘세련되고 당당한(Refind&Confident)’ 브랜드와의 차별화에 나선 바 있다.
鄭 사장이 직접 주도… '자기색깔' 구축하나
기아차의 디자인 독립 선언이나 이번 비전추진팀 신설 등 일련의 작업들 모두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직접 주도한 것을 알려졌다.
그룹 주변에선 이 때문에 “정 사장이 국내외 경영에 걸친 독자노선을 강화하면서 확실한 ‘자기색깔’ 구축에 나선 것 아니냐”고 바라보고 있다.
지난 3월 말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해외 현장경영을 자제해 왔던 정 사장은 지난 주 유럽을 방문, 기아차 슬로바키아 건설현장과 유럽 판매법인 등을 둘러보면서 현지 상황을 점검하는 등 다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