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펀드 이동제' 시행 맞물릴땐 큰 파장

■ 펀드 판매수수료·보수 상한선 대폭 인하<br>업계 경쟁 유발로 실질적 판매비용 낮아질듯<br>기존 상품 상한선 밑돌아 당장은 큰 영향 없어


금융당국이 펀드 수수료 및 보수 상한선을 낮춘 것은 지금까지의 펀드 판매 서비스 품질에 비해 수수료나 보수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금융계에서는 정부의 펀드 수수료 및 보수 상한선 인하 방침만으로는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지만 펀드를 중간에 환매하지 않고도 판매 회사를 바꿀 수 있는 '펀드 이동제'와 맞물릴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 보수 및 수수료 경쟁이 벌어지면서 인하 효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서 11일 통과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오는 15일 이후 새로 출시되는 펀드의 수수료 및 보수는 각각 2.0%, 1.0%를 넘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제한 규정만으로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것으로 지적된다. 제한 규정이 신규 펀드에만 해당되는데다 이미 기존에 출시된 펀드의 판매 수수료 및 보수도 대부분 새로운 상한선을 밑돌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지금까지 1% 내외에 불과했던 펀드 수수료의 상한선을 2%로 정해 펀드 보수 인하분을 수수료 인상으로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펀드 비용 인하 방침이 처음 발표된 지난 9월 말 이후 신규 출시된 펀드를 살펴보면 판매 보수의 경우 국내 주식형과 해외 주식형 펀드가 각각 0.86%, 1.07%로 발표 전 출시됐던 펀드보다 0,21%포인트, 0.04%포인트 줄었다. 반면 펀드 수수료의 경우 0.97%(국내), 1.00%(해외)로 나타나 발표 전(국내 0.88%, 해외 0.99%)보다 오히려 늘어났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펀드 비용 관련 내용은 기존에 실효성이 없었던 펀드 보수 및 수수료 상한선 기준을 현실에 가깝게 조정했다는 정도의 의미를 지녔다"며 "판매사에 금융당국의 비용 인하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단 이르면 내년 중순부터 시행될 펀드 판매사 이동제도와 맞물릴 경우 업계 간 경쟁이 자연스럽게 유발돼 실질적인 판매 비용 인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펀드 이동제가 실시되면 시장 지배력을 넓히려는 판매사가 경쟁사보다 낮은 보수나 수수료를 제시함으로써 자율 경쟁이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키움증권이 1일부터 판매 수수료가 무료인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하는 등 펀드 판매사 이동제 시행을 앞두고 가격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판매 채널 다양화 등 추가적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김재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판매 관련 서비스의 성격, 시장 규율의 용이성 등에 비춰볼 때 판매보수제를 폐지하고 판매수수료제로 단일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단순히 가격의 법정 상한선을 떨어뜨리는 차원을 넘어선 구조적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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