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나-한미銀 합병 비율싸고 신경전

하나-한미銀 합병 비율싸고 신경전 하나銀,흡수합병 주장-한미銀, 대등합병 주장 '대등합병이냐, 흡수합병이냐' 하나ㆍ한미은행의 합병이 가시화되면서 두 은행의 합병 비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합병 비율과 관련한 두 은행의 신경전은 이미 시작됐다. 하나은행은 자산규모등 외형상의 우위와 장부상의 순자산가치가 절대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사실상의 흡수합병이라는 입장. 민감한 사안인만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이에맞서 한미은행은 실사결과를 봐야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지난 15일 칼라일 컨소시엄의 증자 기념식에서 신동혁 한미은행장은 "일부에서 하나은행의 흡수합병 운운하지만 우리가 납입자본금이 더 많으니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외자유치를 마친 한미은행은 하나은행과 최소한 대등합병, 실사결과에 따라서는 합병조건이 훨씬 유리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부상으로는 흡수합병=전문가들은 두 은행이 합병할 경우 합병 비율은 '주당 순자산가치'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ㆍ보람은행의 합병이나 국민ㆍ장기신용은행, 상업ㆍ한일은행의 합병에서 모두 이 기준이 준거가 됐다. 주당 순자산가치는 간단한 산술로 보면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금액을 주식수로 나눈 것이다. 현재 두 은행의 주당 장부가치(BPS)만으로 비교하면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은 1.5대 1 수준. 장부 내역이 정확하다면 하나은행이 사실상 한미은행을 흡수합병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미은행, 자산건전성에 자신감=한미은행은 주당 장부가치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 한미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회계를 액면 그대로 믿기 힘들다"며 "합병이 선언되면 제3의 기관(회계법인 등)을 통해 철저한 실사를 거쳐 순자산가치를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탁계정의 규모가 큰 하나은행은 정밀하게 실사할 경우 감춰진 부실이 적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에 대해 충분한 충당금을 쌓는다면 자산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은행은 칼라일 컨소시엄으로부터 외자를 유치한 만큼 부실여신에 대해 최대한 충당금을 적립, 자산의 건실도측면에서 하나은행을 압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대해 하나은행은 최근 유자유치를 하면서 한미은행의 '언론플레이'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칼라일 고위 관계자가 인터뷰를 통해 '하나은행을 철저히 실사하겠다'고 밝힌 것은 넌센스"라며 "마치 하나은행에 감춰진 부실이 있는 것처럼 비친 데 대해 항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믿을 수 있는 제3의 기관을 정해 실사를 하는 것은 당연한 합병 절차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하나은행측도 고정이하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을 늘릴 경우 순자산 규모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실사해봐야 안다=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미은행의 외자유치를 감안해 하나 대 한미의 합병비율을 추산한 결과 '1대0.9'수준이 나왔다"며 "결과적으로 현재의 주가비율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 정도면 대등합병이라고 봐도 된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나와 보람은행이 합병했을 때도 처음에는 주가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실사가 진행되면서 주가 차이가 커졌다"며 "하나와 한미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두 은행의 합병 비율은 결국 합병 선언뒤 실사 결과를 봐야 구체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두 은행은 합병 비율이 결정되기 전까지 실사기관 선정 등에서 계속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 주식 수를 계산할 때 정부 소유 우선주, 아직 전환되지 않은 전환사채(CB) 물량 등을 보통주에 포함시킬지의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상연기자 김민열기자 입력시간 2000/11/19 17:4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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