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확실한 자구땐 신규지원"
주택銀·토공, 서산농장담보 2,000여억 지원
주택은행과 토지공사가 서산농장을 담보로 자금지원을 해주기로 함에 따라 현대건설이 자력갱생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산농장의 채권보전 문제가 막판 쟁점이 되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은 현대측이 확실한 자구안을 내놓을 경우 신규지원을 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측은 서산농장을 담보로 주택은행과 토지공사를 경유하는 3각 '브리지 론'을 통해 2,000억~3,000원의 자금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주주 사재출자와 건설보유 주식매각 등을 통해 총 8,000억원의 자구안을 마련, 이르면 14일 정몽헌 회장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주택은행과 토지공사측은 현대건설에 대한 지원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구상권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이는 서산농장의 소유권 보전등기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13일 "현대건설이 확실한 자구책을 내놓는 것을 전제로 채권단의 신규지원이 가능하며 출자전환 동의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도 "현대건설은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대의 자구안을 확실히 이행하기 위한 담보조로 출자전환 동의서를 받으려는 것"이라며 "자구안이 확실하다면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출자전환 동의서를 요구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대건설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은 자구안을 보고 결정할 문제지만 확실하다고 판단되면 채권단의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해 확실한 자구이행과 채권단의 합의를 조건으로 신규지원이 가능할 것임을 시사했다.
진 장관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건설은 해외시공의 경쟁력이 세계적이고 사업장도 많기 때문에 중동 등 해외시장에서 대형사업을 수주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그러나 과거처럼 정부가 끌려다니는 식의 구조조정은 추진하지 않겠다"며 강력한 자구노력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수종기자
김영기기자
입력시간 2000/11/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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