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인재가 기업 미래 경영한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
서서히 인재채용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이맘때쯤이면 안팎으로 기업의 인재상과 인재경영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을 종종 접하게 된다.
그리고 그때마다 새삼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옛말이 21세기 경영환경에도 여전히, 아니 오히려 더욱 유효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하곤 한다.
기업에서 우수 인재확보의 중요성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인재 채용의 시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음은 물론이거니와 이제 업종과 국적을 넘어 핵심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치열한 경쟁 그 자체다.
핵심인재의 확보 여부가 바로 기업 경쟁의 판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상위 20%의 핵심인재가 회사매출의 80%를 창출한다는 ‘2080의 법칙’도 있다.
상위 20% 인재, 매출 80% 창출
특히 요즘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 인적자원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이다.
찰스 다윈은 역사상 살아남은 생물은 가장 ‘지적인’ 종족이 아니라 가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한’ 종족이라고 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21세기는 국가 간, 산업 간의 경계가 무의미해진 무한경쟁의 글로벌 시대다.
창의적 사고로 시대 변화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국내 시장을 뛰어 넘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는 기업의 성장은 물론 생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더구나 다가오는 미래는 속도가 승패를 결정짓는 세기다. 더욱 빠르게 위기를 감지하고, 빠르게 판단하고, 빠르게 변화해야만 한다.
따라서 기업에는 미래의 변화를 재빠르게 감지하고 창의를 발휘해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나가는 도전적인 인재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듯이 아무리 훌륭한 전략과 기술이 있다고 해도현장에서 이를 활용해 가치를 창출할 인력이 부족하다면 무용지물일 따름이다.
인재경영에 성공하지 않고 경영에 성공한 기업인은 있을 수 없다. 좋은 인재는 잘못된 전략조차 좋은 효력을 발휘하게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직원은 좋은 전략조차 실패하게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우리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수없이 지켜봤다.
과거 안정적인 경영환경 속에서는 정교한 계획, 조직화, 통합화, 그리고 성과관리가 중요했다.
그러나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변화를 선도해 나가는 진취적인 사람 ▦창의력을 발휘하며 도전하는 사람 ▦국제 감각을 지닌 프로정신이 투철한 사람 ▦조직과 사회에 활력을 주는 사람 ▦자기계발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 진정한 인재로 평가받을 것이다. 이런 사람이라면 그 어느 기업에서도 환영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만 하면 무조건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경영 목표와 지향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인재의 발굴이나 무리한 육성전략은 오히려 회사발전에 해가 될 수도 있다. 인재경영에도 전략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기업은 인재들이 창의와 도전 정신을 갖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열정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를 조성하고, 개인은 그 속에서 자신의 인적 파워를 최대한 계발해 다시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 상호 간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경영목표 고려 인적자원 육성을
올해도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GE가 또 한 번 정상을 차지했다. 최근 8년간 벌써 6번째다. 특히 8개의 평가항목 중에 인재경영 부문에서 최고 점수를 얻었다고 한다.
굳이 GE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조직과 인재의 균형성장이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이루는 근간임에는 틀림없다.
100년 후에도 지속적으로 살아남아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기업의 기둥과 들보가 될 동량지재(棟梁之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육성하려는 노력과 경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개인 역시 투철한 ‘프로’ 마인드를 지니고 과연 세계를 무대로 경쟁에 뒤처지지 않는 실력을 갖추었는지 스스로 돌아볼 때이다.
입력시간 : 2006/03/20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