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TV 영화속으로] MBC, 파고

■ 파고/14일 MBC 오후11시10분미국 독립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코엔 형제의 6번째 작품. 섬뜩함과 유머가 어우러진 간결한 스릴러물이다. 추위가 휘몰아치는 인적 드문 미네소타 주. 빚에 쪼들린 남편이 아내를 유괴해 부자인 장인으로부터 몸값을 받아내려한다. 하지만 하수인으로 등장한 어설픈 건달 칼(스티브 부세미)과 게어(피터 스토메이어)가 얼떨결에 경찰과 시민을 살해하면서 사건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꼬인다. 결국 아내와 장인, 남편이 모두 죽고 라스트 신에서 동료의 시체를 분쇄기에 대고 갈던 게어 역시 총에 맞아 죽는 등 살아 남는 등장인물이 거의 없다. 이쯤되면 응당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스릴러가 예상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관객들의 배꼽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블랙유머가 넘친다. 끔찍한 살인사건을 보고 와서도 눈하나 꿈쩍 않고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경찰관 마지(프랜시스 맥도만드)는 만삭의 몸이고, 눈덮인 벌판의 끝없이 펼쳐진 철조망 밑에 돈가방을 묻고 막대를 꽂아놓는 건달은 눈빛이 거의 없이 흐리멍텅하다. 또 범죄의 와중에도 텔레비전 멜로드라마에 감동받는 납치범도 있고. 이처럼 관객의 허를 찌르는 구도 속에 이 영화를 만든 코헨 형제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번뜩이는 재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눈 덮인 설원에서 일어난다는 사실도 여러 가지를 생각케 한다. 코엔 형제의 영화 중 비교적 대중적인 접근이 용이한 작품으로 칸영화제 감독상(96년)과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각본상(97년)을 수상했다. 1997년작(19세) ■퀸테트/EBS 14일 오후10시 '퀸테트'는 관객을 당황하게 할만큼 심미적이고 복잡한 알레고리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것은 퀸테트 게임의 규칙에서도 알 수 있듯 죽음의 알레고리이다.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영화 중 가장 폭력적인 작품으로 불에 탄 시체, 난무하는 칼춤, 머리에 칼을 맞고 죽은 여자를 사이에 두고 일상적인 대화를 벌이는 사람들 등의 장면을 통해 희망 없는 세상의 피폐함을 보여주고 있다. 때는 빙하시대를 맞은 미래의 지구. 주위는 온통 얼음과 눈으로 뒤덮였고 미로 같은 지하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이들은 지하에 모여 퀸테트로 게임을 하며 소일한다. 물개 사냥꾼인 에섹스는 동생을 만나기 위해 임신한 아내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에섹스가 시장에 장작을 구하러 간 사이 거대한 폭음이 들리고 황급히 돌아와 보니 아내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이미 죽어있다. 이로 인해 퀸테트 토너먼트에 말려드는 에섹스. 게임의 인원은 6명으로 게임에서 패배하면 밖으로 던져져 개의 먹이가 된다. 에섹스는 이 게임을 통해 동생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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