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부실증가 등의 여파로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은행권에 또다시 감원바람이 불어 닥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실적이 크게 나빠진 일부 은행에 이어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낸 우리은행까지도 이달 중 `전직지원제도` 형태로 사실상의 명예퇴직을 단행한다. 또 조흥, 외환 등 대주주가 바뀐 은행들도 생산성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한 인력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이달 중 본점 차장급, 지점의 부지점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전직지원제도 신청을 받아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직지원제도란 각 직급별 고참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전후 6개월 동안 새로운 사업이나 자격증 취득 등 전직을 위한 컨설팅과 연수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전직을 신청한 직원은 자동으로 은행을 떠나게 된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퇴직을 신청하는 직원들에게 통상임금의 20개월치 안팎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중 가장 좋은 경영실적을 냈던 우리은행의 명예퇴직은 다른 은행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달 신한금융지주회사로 편입된 조흥은행의 경우 노조와 인위적 인력감축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희망퇴직 형태의 자발적 구조조정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조흥은행은 최근 부점장 인사를 통해 20여명의 고참급 인력을 대거 업무추진역 등으로 발령을 내기도 했다.
론스타로 경영권이 넘어간 외환은행도 이미 명예퇴직을 통해 지난달 24명의 고참직원을 내보낸 데 이어 오는 16일로 예정된 임시주총을 통해 경영진이 개편된 이후 추가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도 지난달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연말까지 중복점포를 중심으로 120여개의 점포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하반기 중 일정수준의 인력감축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