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그룹:11/시나르 플라스틱(한국기업의 21세기 비전)

◎인도양발판 “종합PVC사” 도약 나래/10배크기 새공장 신축… 동남아·아주공략 박차도/현지 기능공들과 한가족지내기 3년/“일 등보다 품질우수” 올 1,000만불 매출인도네시아의 시나르LG플라스틱산업은 종합 플라스틱 가공업체로 변신을 시도하며 세계를 향해 응축된 힘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올해로 현지진출 3년째라는 짧지않은 시간은 시나르LG플라스틱에겐 합작 현지법인이라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현지화 실현은 물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구축하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자카르타시내서 도시고속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죽 내닫으면 약 50㎞지점에 베카시주 립포 신도시내에 현대그룹이 조성한 현대공단이 널찍하게 열려있다. 주변으로는 일본과 인도네시아 기업이 조성한 모두 4개의 공단이 위치하고 있는 이 지역일대는 신흥 공업도시군을 형성하고 있다. 도로에는 각종 원부자재와 완제품 등을 가득실은 다양한 차량들이 줄지어 달리고 널찍하게씩 자리잡은 각 공장들 담장너머로는 인도네시아 경제성장을 짊어진 기능공들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간간이 야자수 그늘아래로 맴돈다. 피죤 흥아타이어 등 국내 15개업체들이 입주하고 있는 현대공단으로 들어서면 단순 PVC생산체제를 벗어나 종합 플라스틱업체로의 변신을 준비하며 도약을 시작하려는 시나르LG플라스틱의 에너지가 꽉차있는듯 하다. 약 6천여평의 대지에 사무동과 파란색지붕의 2층규모 생산동으로 구성돼 있는 이 법인의 넓다란 앞마당에는 브루나이 등지로 수출되거나 현지 수요처를 찾아 실려나갈 각종 PVC제품들이 가득 쌓여있다. 5일간의 휴가시즌을 제외하곤 24시간 3교대로 3백60일을 가동하고 있는 공장에서 출고된 제품마다에는 시나르LG플라스틱의 힘과 열정이 가득 서려 최고의 품질을 느끼게 해준다. LG화학이 지난 91년 세계 최대 펄프와 종이류 생산업체 가운데 하나인 인도네시아의 시나르마스와 손잡고 50대 50의 비율(LG측 지분중 5%는 LG상사분)로 3백66만여달러를 투자, 설립한 이 법인은 지난 93년 1월부터 본격적인 제품생산에 들어갔다. 당시 국내서는 PVC파이프사업을 놓고 50여개 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등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제품가격도 떨어져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LG역시 어려움에 직면, 내수시장의 잠재력과 주변지역으로의 진출이 용이한 인도네시아에 진출케 된 것. LG측은 현지공장 가동과 동시에 국내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비장한 각오로 현지법인의 현지화에 임하는 결단을 보였고 그 것은 매년 높아지는 판매신장률로 인정받고 있다. 시나르LG플라스틱은 수도관이나 오배수관 전선관 통신관 등 인프라 관련장비로 활용되는 PVC파이프를 연간 1만톤, 파이프이음관의 사출은 연간 5백톤을 각각 생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서 90여개 현지업체 및 일본의 세끼세이, 폴란드의 와빈사 등 외국계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올해기준 시장점유율 4%를 기록하고 있으나 성장속도는 눈부시다. 공장가동초기이던 지난 93년 당시 5천톤에 불과하던 PVC파이프 생산규모는 지난 95년 8월 증설을 완료, 현재의 규모를 갖추고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지로 시장을 날로 넓혀가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40% 증가한 1천여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을정도로 성장에 가속도를 붙여가고 있다. 홍성수 법인장(45)을 포함 2명의 주재원과 현지인 1백50명이 혼연일체로 일궈내고 있는 열매다. 그러나 그 열매는 쉽게만 영글어지지 않았다. 합작파트너와의 관계는 큰 어려움없이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우선 현지 사원들의 관리는 쉬운일이 아니었고 요즘도 가끔씩 곤란을 겪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대우가 좋은 외국계기업들의 진출은 늘어나는 가운데 마케팅과 기술부문 등에 어느정도 지식을 갖고 있는 고급인력 확보는 갈수록 힘겨운 실정이다. 가까스로 확보를 해도 항상 더 높은 임금유혹에 과감히 떠나는 그들의 행동에 늘 가슴을 졸여야 한다. 홍법인장은 『법인가동초기부터 경영수업을 시켜놓은 부사장이 최근 월 2천6백달러의 급료보다 2배이상 많이 주겠다는 오퍼를 받고 그냥 떠나버렸다』며 『새로 채용하려니 최소 월 4천달러 이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홍법인장은 이들과 더 인간적인 관계구축이 문제를 해소하는 중요 요소라는 인식아래 1백여명에 달하는 모든 기능공들의 가정을 단계적으로 직접 한번씩 방문키로 하고 실행에 나섰다. 연관산업이 부족해 부품이 비싼데다 조달하는 것도 어려워 제품생산에 다소 차질을 빚는 경우도 있지만 관련업체들과의 유기적인 관계구축을 통해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 대리점과 특판 관납 등으로 나눠지는 영업구조 가운데 대리점 운영및 관리는 보통 곤란한 것이 아니다. 대리점 확보때 국내처럼 담보라는 보증절차가 없을뿐더러 수표가 부도나도 관계법상 형사처벌이 어려워 소액규모지만 피해를 많이 보고 있기때문이다. 『은행을 통해 신용을 확인하려 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어쩔수 없이 그들과는 정말 신용을 바탕으로 일을 해야한다』는 홍법인장은 『그래서 대리점과 관계자들의 집을 직접 방문해 그들의 실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표현대로 「정열을 바탕으로 한 몸으로 때우기」방식이 현지인들에게 점차 인정받으면서 시나르LG플라스틱은 제품의 품질을 평가받고 그 것은 수요증대로 이어져 가고 있다. 이 법인은 현지수요에 적극 부응하면서 동시에 세계시장으로의 진출확대를 목적으로 지난 9월부터는 공장이전과 함께 대규모 증설을 벌이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총 2천5백여만달러를 투자해 현 공장위치서 동쪽으로 15㎞지점에 있는 파트너인 시나르마스그룹이 조성한 까라왕공단으로 공장을 넓혀 옮겨가는 계획이다. 현지에 현 공장보다 10배나 큰 부지 6만8천평을 확보하고 97년말 완공을 목표로 연간 2만톤 생산규모의 설비를 일단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98년에 다시 연 4만톤으로 증설하는 등 단계적인 확대를 통해 오는 2003년에는 연간 6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인도네시아내 최고의 PVC파이프 메이커로 부상한다는 구상이다. 시나르LG플라스틱은 이전과 동시에 PVC파이프 중심의 생산체제에 벗어나 종합프라스틱 가공공장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범퍼 핸들 등 각종 자종차부품과 고급장판지 등의 쉬트류 사업에 뛰어들어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그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해낼 것이다. 시나르LG플라스틱은 이제 동남아를 넘어 인도양을 지렛대로 세계무대로 뛰어드는 웅지를 활짝 펴고 있다.<베카시=남문현> ◎홍성수 시나르 플라스틱 법인장/“인니 인프라 확대로 시장전망 밝아/회사경영 현지인 발탁 맡길 계획” 『신규 공장이 조성되면 저희 회사는 종합플라스틱업체로 탈바꿈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홍성수 시나르LG플라스틱법인장(45)은 『앞으로 회사경영을 현지인에 맡기는 방식 등으로 완벽한 현지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직원들의 요구사항이 많을텐데 대처방법은. 『처음에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의 잦은 이직과 결근으로 제품생산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그동안 느낀바로는 정답은 긴밀한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실제 돈을 빌려달라고 찾아오는 직원들도 적지않다. 모두의 요구를 받아들일순 없고 타당성이 있을 경우 개인적인 능력내에서 빌려주고 있다. 신뢰감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 짓고 있는 공장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일단 약 2천5백만달러가 투자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재의 공장보다 10배수준에 생산능력도 단계적으로 크게 늘려갈 것이다. 인도네시아내 제 1의 플라스틱메이커가 되기위한 기본적인 조치다. 자동차관련 부품쪽으로도 새로이 진출하면서 사업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입지를 넓혀갈 것이다. 물론 어려움이 많겠지만 합작파트너측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해가면서 직원들의 정열과 관심을 더 이끌어낸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현지진출과 함께 국내생산라인을 폐쇄했다는데. 『당시 국내에는 50여개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채산성이 극도로 나빠지고 있었다. 대신 인도네시아의 시장여건은 매우 크다고 판단하고 이 곳으로 진출하면서 모든 전력을 쏟기로 결정했다. PVC파이프 생산라인은 대부분 자동화로 이뤄져있고 생산직원들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편이어서 국내에 별도의 설비를 운영할 필요가 없었다. 세계를 무대로 나왔기때문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생산품인 PVC파이프의 판매시장여건은 어떤가. 『이 제품은 인프라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현재 상하수도나 전화 등 상대적으로 인프라 설비구축이 미흡한 인도네시아의 시장여건은 매우 밝다. 최근 이 부문에 대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판로는 넓어지고 있다. 물론 홍콩이나 싱가폴 탄자니아 등 주변 여러국가로도 수출도 하고 있다. 진출해있는 몇몇 외국계 기업들과 현지업체들의 시장개척전이 치열하지만 시나르LG플라스틱은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영역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회사운영의 장기비젼. 『회사경영은 결국 현지인들이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지인들 가운데 경영을 맡을만한 인물을 빨리 찾아 이 나라 방식으로 경영을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여기에는 신뢰가 전제가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이 합작법인의 완벽한 현지화를 이뤄낼 수 있는 것은 물론 세계화도 실현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관련기사



남문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