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적절한 휴식·꾸준한 운동이 藥

[건강칼럼] 디스크와 감기


감기와 암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질환이다. 두 질환은 치료 가능성, 위험성 등 여러 면에서 양극단에 놓여 있다. 그런데 디스크로 알려진 추간판탈출증은 두 가지 질병 중 어느 쪽과 유사할까? 디스크는 암보다 차라기 감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감기를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는 건강한 사람의 코ㆍ인두ㆍ호흡기 안에도 살고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조용히 있던 바이러스가 말썽을 일으켜 감기증상으로 나타난다. 마찬가지로 디스크가 탈출했거나 어느 정도 진행됐다 하더라도 통증 등으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주지 않는다면 병적 상태, 다시 말해 치료의 대상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자극하거나 균열된 디스크 안에서 유출된 물질이 신경 주변에 염증을 유발해 통증이 발생하면 비로소 치료의 대상이 된다. 감기 치료의 목표는 감기 바이러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증상을 없애고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디스크 치료 역시 튀어나온 디스크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통증ㆍ장애를 없애고 디스크 탈출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신체적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다. 수술을 통해 디스크를 제거하는 경우도 다른 비수술적 방법으로 이런 목표를 성취하기 힘든 경우에 해야 하며 MRI상에서 확인한 돌출된 디스크를 없애기 위함이 아니다. 수술하지 않고 통증이 없어졌다 해도 디스크가 돌출돼 있다면 평생 재발 가능성을 안고 살아야 할까? 그렇다면 아직까지 디스크 증세가 없던 사람들도 언제든지 허리통증이나 디스크탈출증이 발생할 수 있음을 생각해보자. 또한 방사선 소견으로는 디스크 증세가 덜한 사람이 심한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거나 반대로 방사선 소견으로는 디스크 증세가 심한데 별다른 증상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는 사람도 있다.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남들과 달리 심각한 장애 판정을 받은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감기는 나은 뒤에도 평소 손과 입안을 깨끗이 하고 충분한 영양, 적절한 휴식과 운동으로 예방에 힘쓴다. 디스크 또한 통증치료 후에도 허리ㆍ복부 운동을 통해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늘 건강한 상태로 만들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디스크는 감기처럼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고 환자의 컨디션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병이다. 환자 스스로가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이에 대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태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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