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생식물인 진주초(일명 여우구슬, 학명 필란투스 우리나리아)가 B형 간염 치료제로 잇달아 개발되고 있다.
헤파가드 코리아는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진주초 엑기스를 주성분으로 한 `헤파가드정`을 B형 간염 치료 천연물신약(만성ㆍ전염성 간염치료보조제)으로 시판허가받았다. 진주초 추출물에 함유된 코릴라진은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필요한 DNA 복제효소의 활성을 억제, 바이러스 숫자를 줄여주고 바이러스 표면항체(HbsAb) 출현을 유도한다.
생명공학연구원 이영익 박사팀도 진주초에서 추출한 복합화합물 M(Compound M)이 B형 간염 바이러스의 e항원(HBeAg) 분비를 막고 e항체(Anti-HBeAg) 생성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e항원은 바이러스 속껍질 내부의 c항원 일부가 변형된 형태로 혈액으로 분비된 것. B형 간염 바이러스 e항원이 양성으로 나온다는 것은 바이러스가 몸에서 활발하게 복제되고 있고 전염성이 강하다는 의미다.
◇진주초 엑기스=약국에서 의사의 처방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헤파가드정으로 시판되고 있다. 홍콩에 수출하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B형 간염환자를 대상으로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의 전문의약품 `제픽스`와 9개월 동안 비교임상시험한 결과 25%에서 e항체가 생기고 투약종료 후 재발률이 18%로 낮게 나타나는 등 긍정적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의사들이 선호하는 전문의약품이 아닌 데다 제픽스와의 병용요법, 제픽스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 등에 대한 임상시험 자료가 없어 마케팅에 애를 먹고 있다. 헤파가드코리아는 이에 따라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과 헤파가드정이 제픽스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 시험관시험을 진행 중이다. 내년 하반기 끝날 예정인 이 시험의 결과가 좋으면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임상시험도 추진할 계획이다.
◇진주초 추출물질=생명공학연 프로테옴해석연구실의 이영익 박사팀과 바이오벤처 ㈜리즈바이오텍이 간염 예방ㆍ치료 건강식품으로 출시하는 한편, 천연물신약으로 상품화하기 위해 전임상ㆍ임상시험도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복합물질 M은 바이러스성 B형 간염을 일으키는 e항원의 분비를 억제해 간염이 간경화→간암으로 진전되는 것을 차단하고 e항체 생성 및 면역세포 증가를 유도한다.
이 박사는 “헤파가드정은 DNA 복제효소를, 컴파운드 M은 e항원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함께 복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전체 인구의 7~8%인 400만명에 이르며 이들이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면 간암ㆍ폐암에 걸릴 확률이 정상인보다 각각 100배, 3배 정도 높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