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데스크칼럼] 노벨상보다 세계최고의 브랜드를

올해도 그랬다. 김대통령의 평화상 수상 가능성이 어느때 보다 높았다고 하는데 그 역시 수포였다. 이웃 일본은 벌써 8개의 노벨상을 받았음에도.노벨상은 왜 위대한 상인가. 명예 때문인가 아니면 1901년 첫 수상자를 낸 이래로 99회째가 되는 긴 역사 때문인가, 아니면 다이너마이트 발명자이자 상인이었던 노벨의 고귀한 생애 때문인가. 필자는 이 모두를 합친 것에다 노벨상의 거액의 상금을 더하고 싶다. 올해 노벨상의 상금은 대략 미화 95만달러, 우리 돈으로 10억원가량이다. 국제적인 상에서 주는 상금액수로 노벨상금을 능가하는 상은 아직 없다. 올해 약력과 전자기력에 대한 이론적 업적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탄 네덜란드 출신의 토프트교수가 작고한 한국의 물리학자 이휘소씨로부터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노벨상에 대한 미련이 더욱 남는다. 그가 살아있으면 우리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노벨상을 타기위해 어느 고등학교는 교정에 앞으로 노벨상을 탈 인물이 들어설 빈 동상자리를 미리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포부는 가상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를 대망하는 빈 동상자리를 만든다든가 스웨덴 한림원에 로비를 한다고 해서 노벨상을 타는 것은 아니다. 노벨상을 타는 것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로 세계최고의 브랜드와 상품이다. 노벨상의 계절인 지난달 한 영국 신문은 세계 최고의 가치를 지니는 브랜드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코카콜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838억달러다. 비교자체가 다소 무리일수 있지만 노벨상 상금을 100만달러로 쳐도, 코카콜라 브랜드의 값이 노벨상금보다 8만3,800배나 많다. 2위는「마이크로소프트」. 노벨상금의 5만6,600배 가치다. 10위안에 든 브랜드중엔 IBM, GE, 포드, 디즈니, 인텔, 맥도널드 등이 들어 있다. 모두 미국 상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소니가 18위를 차지했다. 소니의 브랜드 가치는 142억달러로, 노벨상 1만4,200번을 줄 수 있는 돈이다. 이같은 비교가 지나치게 산술적이라고 비난할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벨상의 가치나 브랜드의 가치가 성가(聲價·NAME VALUE)이기는 마찬가지이다.노벨상의 가치에 수상자에 대한 신뢰와 존경의 뜻이 담겨 있듯이, 브랜드의 가치에도 제품에대한 신뢰와 존경이 담겨 있다. 신뢰와 존경의 대상이 전자는 사람이고, 후자는 제품이라는 것이 다르긴 하지만 인간생활에 밀접하기로는 후자가 더 하다고도 할 수 있다. 소니하면 우리는 「워크맨」을 생각한다. 소니의 브랜드 가치는 워크맨이라는 최고의 상품에서 나온다. 소니는 지난 20년간 워크맨 하나를 2억3,000만개나 팔았다. 얼마전 일본 경제전략가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가 한국에는 자국을 대표하는 상품이 아무것도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한 적이 있다. 이 말에 한국인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하지만 사실 김치와 고려청자를 빼면 세계에 내세울만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상품이 떠오르지 않는다. 노벨상을 8개나 탈 수 있었던 일본의 힘은 소니외에 혼다(세계 24위 브랜드)와 도요타(세계 20위 브랜드)라는 브랜드에 있었다고 한다면 지나친 말일까. 노벨상을 거의 싹쓸이 하는 미국이 세계 1위에서 10위까지 최고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노벨상은 탈만한 준비가 갖추어져 있을때 주어지는 것이다. 이제는 노벨상을 타는 것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 보다 중요한 것은 노벨상보다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세계적인 명품을 만드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세계 제일의 상을 타는 것보다 더 명예롭고, 세계 최고의 상금을 받는 것보다 더 득이 되는 것이 바로 세계제일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명심하자. 崔英圭 성장기업부장YK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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