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煥헤게모니 잡아야 무역전쟁서 승리" ■ 미·EU·중 환율전쟁 왜?EU, 인플레 압력 고조 등 경제성장 찬물 우려'마지노선 1유로=1.5弗' 붕괴땐 시장개입 나설듯 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잔인한 상승(brutal move)’이라는 격한 용어를 사용해가며 유로화 강세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일정한 선에서 시장 개입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유럽 13개국이 ECB의 지휘 아래 시장에 개입하는 마지노선을 1유로당 1.50달러로 보고 있다. 유로 환율은 9일 장중에 1.4738달러까지 치솟아 곧 1.5달러를 넘보고 있다. 미국 달러화는 올 들어 유로화에 대해 11.2% 평가절하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년 초에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달러화 가치의 하락은 더욱 가파르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국가들은 달러화 약세로 인해 각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고 무역수지에도 타격을 주고, 자칫 경제성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ECB 수장인 트리셰 총재까지 나서서 달러 약세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 같은 위기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세계 환율 전쟁의 또 다른 한 축은 위안화 절상 압력이다. 위안화 절상에 대해선 미국과 유럽 모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중국 무역적자가 커지고 있는 미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위안화 평가절상을 요구하며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국의 매우 빠른 경제성장이 무역수지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고 이는 무역분쟁을 야기할 수도 있다”며 위안화의 빠른 절상을 강조했다. 중국도 연 평균 10%가 넘는 빠른 경제성장 속도와 세계 최대인 1조4,300억원의 외환보유 자산을 무기로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외환 자산에 대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발언을 여러 차례 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ㆍ중 신경전은 다음달 중국에서 열리는 제3차 미ㆍ중 전략경제대회를 앞두고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미국ㆍ유럽ㆍ중국의 환율 싸움은 글로벌 경제가 통합된 후 환율시장에서 헤게모니를 잡아야 무역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이해관계와 연결된다. 통화가 강세로 전환되면 수출채산성이 떨어지면 무역수지는 적자를 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력도 각국이 환율안정을 원하는 요인이다. 현재 유럽연합(EU) 국가들의 평균 인플레이션율은 크게 높지 않다. 하지만 경기상승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유로권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로 지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 10월 2.6% 상승하며 ECB의 목표치인 2%를 2개월 연속 웃돌았다. 트리셰 ECB 총재는 “ECB는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당분간 ECB가 중립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기준금리에 변동이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환율 전쟁은 미국 인접국인 캐나다로 번지고 있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미국 달러에 대한 캐나다달러(루니)의 교환비율이 1대1을 넘어서자 “루니의 상승은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속도가 빨라 심각한 검토를 필요로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조업이 밀집해 있는 온타리오주 등 동부지역 출신 정치인들은 연방정부가 적극 나서 캐나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입력시간 : 2007/11/09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