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은행] 5대그룹 대출 대거회수

올들어 기업 구조조정이 계속되면서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국내 5대 그룹에 대한 대출을 대거 회수한 것으로 밝혀졌다.또 그룹별로는 삼성그룹에 대한 여신이 크게 줄어들어 지난 8월말 현재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대출규모는 LG·현대·SK·삼성·대우그룹 순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계 및 당국에 따르면 올들어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5대 그룹에 대한 여신 감소폭이 국내 총여신 감소보다 10배 이상 큰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당국의 집계 결과 지난 8월말 현재 외국계 은행 국내지점이 삼성과 현대·대우·LG·SK 등 5대 그룹에 대출해준 여신은 지급보증을 포함, 모두 5조2,985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말의 7조1,266억원에 비해 25.66%나 감소한 규모다. 그룹별로는 LG그룹에 대한 여신이 8월말 현재 1조5,000억원대를 기록, 가장 규모가 컸으며 현대(1조2,000억원), SK(1조원), 삼성(9,000억원), 대우(5,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말에는 LG(1조9,000억원), 현대(1조6,000억원), 삼성(1조3,000억원), SK(1조2,000억원), 대우(8,000억원) 등의 순이었으나 삼성과 SK의 순위가 바뀌었다. 이는 차입금 규모에 따른 국내 재계순위와 크게 다른 결과여서 주목된다. 반면 국내 은행과 기업 등에 대출해준 총여신은 8월말 현재 28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말의 28조8,371억원에 비해 2.56%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5대 그룹에 대출해주는 비율도 대폭 줄어 지난해말 24.71%에 달했던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총여신 대비 5대 그룹 여신의 비율이 8월말에는 18.86%까지 급감했다.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이 5대 그룹의 대출을 집중적으로 회수, 우량 중견기업들로 거래선을 바꿨다는 얘기다.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총여신 중 외화대출 규모를 환율변화를 통해 살펴볼 경우 국내 총여신은 올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 5대 그룹에 대한 여신은 여전히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외국은행 대부분이 5대 그룹 중에서도 한계계열사에 대한 여신을 집중적으로 회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 구조조정이 여신의 성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외국은행 중 상당수가 5대 그룹에 대한 신규여신은 물론 지급보증조차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난 후에야 여신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현재 외국은행들은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이 미흡하다고 보고 있어 당분간 5대 그룹에 대한 여신을 늘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5대 그룹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이 본격화할 경우 외국계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압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당국자는 『1차적인 원인은 기업의 자금수요가 준데다 5대 그룹의 경우 은행보다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등으로 자금조달 창구를 돌렸기 때문』이라면서 『외국은행들이 기업 구조조정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5대 그룹의 여신을 일정수준 이하로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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