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월31일] 스카치테이프&3M

1930년 1월31일, 스카치테이프가 첫 선을 보였다. 초기 영업실적은 낙제점. 주고객으로 여겼던 포장업체들은 신상품을 외면했다. 돌파구는 다른 곳에서 열렸다. 장난감과 찢어진 책, 깨진 유리창을 붙이는 데 이 테이프는 더 할 나위 없이 요긴하게 쓰였다. 제작사 3M은 대공황 속에서도 호황가도를 내달렸다. 2차 세계대전은 새로운 도약대였다. 방위산업용 소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 마그네틱 녹음 테이프, 필라멘트 접착 테이프 등 신소재 제품도 잇따라 히트쳤다. 3M은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1902년 설립된 3M의 당초 주력사업은 광산업. 회사이름도 ‘미네소타 채광ㆍ제조회사(Minnesota Mining&Manufacturing)’에서 나왔다. 원광석의 품질이 기대 이하란 사실이 밝혀진 직후 광산업을 포기한 3M의 선택은 연마포(샌드페이퍼) 생산. 자동차의 대중화에 힘입어 1916년에는 빚을 갚고 배당도 시작했다. 우량회사로 성장한 결정적 계기는 1925년의 마스킹테이프 개발. 자동차에서 도장(색칠)이 필요 없는 부분을 간편하게 가려주는 마스킹테이프는 간략형인 스카치테이프 개발로 이어졌다.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널리 애용되는 공산품인 스카치테이프를 개발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연구와 개발. 일찌감치 연구소를 설립(1916년), 매출의 10%를 연구비로 써왔다. 스카치테이프와 포스트잇 때문에 3M을 문구업체로 알고 있지만 주력은 첨단산업에 있다. 매출 182억달러, 순이익 24억달러(2003년 말) 중엔 광학ㆍ우주ㆍ정밀장비, 의료장비ㆍ정보통신ㆍ화학제품 비중이 압도적이다. 제품군의 대부분은 소형ㆍ핵심부품이다. 희대의 흥행작 스카치테이프는 ‘작지만 꼭 필요한 제품’의 상징이다. /권홍우ㆍ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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