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바켓에서는 고객이 안주를 안 시켜도 OK, 안주를 직접 사와도 OK, 매장에서 배달음식을 주문해도 OK입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셀프형 세계맥주 할인점 '맥주바켓'석계점의 분위기는 독특하다.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이름의 오드리 사장(30ㆍ사진)이 운영하는 이곳은 주점이라기보다 분위기 좋은 카페 같다. 공간디자인이 인상적으로 맥주를 즐기는 이들 외에 쇼핑하듯 저마다 맥주를 골라 바구니에 담고 있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맥주바켓은 다양한 세계 각국의 맥주를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신개념의 셀프형 할인 매장이에요. '바켓(Barket)'은 'Bar'와 'Market'의 합성어로 마켓에서 쇼핑을 하듯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맥주를 골라 먹을 수 있는 바를 의미하죠." 우연히 집 근처에 새로 생긴 맥주바켓을 접하고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는 오드리 사장은 맥주바켓의 매력으로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하는 매장 운영방식'을 꼽았다. 또 안주의 비중이 줄어든 셀프형 경영방식이라 서빙과 주방에 필요한 인력을 줄일 수 있어 운영이 간편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맥주바켓은 획기적인 운영방식으로 승부한다. 좌석에 비치된 바구니에 먹고 싶은 세계맥주와 얼음을 담아오는 셀프 판매방식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치킨, 피자와 같은 외부 음식 반입과 배달을 허용하고 있는 점도 업계의 불문율을 깬다. 실제 맥주바켓은 고객이 안주를 안 시켜도 OK, 안주를 직접 사와도 OK, 매장에서 배달음식을 주문해도 OK이라는 3OK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때문인지 석계점에서 안주를 주문하는 고객은 절반 밖에 안된다. 그렇다면 매장 매출은 어떻게 올릴까. 오 사장은 "우리 점포에서는 그냥 맥주만 마시거나 아니면 음식을 포장해오거나 혹은 좋아하는 음식을 배달시켜서 맥주와 함께 즐기는 고객들이 많다"며 "기존 맥주전문점 경영의 고정관념을 깬 이 같은 판매형태는 매장 수익의 80%가 맥주로 구성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매장 수익의 대부분이 맥주에서 나오는 만큼 안주를 판매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이곳에서는 100여 가지 종류의 맥주를 2,900원부터 9,900원에 판매한다. 오 사장은 "저렴한 가격에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인 만큼 이곳의 주 고객층은 20~30대로 이 중 약 40%가 대학생들"이라고 말했다. 셀프문화에 거부감이 없는 젊은 층들이 즐겨 찾는데 골라먹는 것을 재미있게 생각하고 부담 없이 즐긴다는 설명이다. 지난 8월 중순 오픈한 석계점은 148㎡ 규모의 점포에서 월 4,3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순이익은 매출의 30% 정도. 창업비는 점포비 1억 원을 포함해 약 2억5,000만원 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