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올 취임 회장·사장·본부장들의 요즈음 심정

◎자동차는 역시 어려운 사업/‘초년 경영’ 너무 힘드네요/경기침체에 재고 산적… 신경영 무색/“어려운 시기에 총대 메” 안타까움 토로현대자동차 정몽규 회장, 박병재 사장, 최정륜 국내영업본부장(전무). 기아자동차 김영귀 사장, 김광순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 대우자동차 양재신 사장과 아시아자동차 김영석 사장. 올해 취임한 자동차메이커의 신임회장과 사장, 국내영업본부장들이다. 이들은 올해 취임 당시 야심차게 내걸은 목표와 계획들이 내수부진이라는 복병을 만나 어려움을 겪으면서 초심자로서 매우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불황으로 각 기업들이 「못해 먹겠다」는 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내수정체로 10만대가 넘는 재고를 쌓아놓고 있는 자동차메이커 임직원들의 하소연 만큼 설득력을 얻지는 못한다. 자동차는 어느 상품보다도 경기에 민감해 각 메이커가 무이자장기판매라는 극약처방까지 내놓으며 판촉을 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시장침체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 소비자들은 아직도 「더 내리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차량 구입을 미루고 있다. 한마디로 『전략이 안통한다』는게 요즘 분위기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정회장을 비롯, 박사장, 최국내영업본부장(전무) 등 경영의 핵심층이 모두 새인물로 바뀌었다. 가뜩이나 핵심인물들이 초심자인 마당에 본격적으로 팀제가 도입되면서 중견간부의 이동폭도 커 잠시나마 혼란도 겪어야 했다. 하반기에야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 비로소 본격적인 공격경영에 들어가는가 싶더니 갑자기 경기가 침체됐다. 그동안 회사내에서 내로라하던 이들 사령관들의 치밀한 전략도 속수무책이 되고 말았다. 「무이자 할부판매 불가」라는 당초 경영진의 약속조차 번복하고 말았다. 현대 관계자는 『인사가 만사인데 창사이래 가장 큰 변화를 겪은데다 경기침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며 어려운 시기에 총대를 멘 신임 사령관들의 안타까운 처지를 전했다. 김사장­김광순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이 새 사령관에 오른 기아자동차도 사정은 비슷하다. 취임초기 이들은 현장경영을 통해 기아붐을 일으키겠다며 새벽에 불시에 영업소를 방문하는가 하면 각종정책을 내놓고 누구보다도 강도높게 밀어 붙였다. 특히 김부사장은 책상을 아예 없애고 매주 2∼3일은 전국의 영업소를 돌며 판촉을 격려해 왔으나 예상대로 결과가 않나오자 요즘에는 다소 실망하는 눈치라고 측근은 전했다. 대우자동차 양사장도 지난 15일 라노스를 출시한 후 「밤잠을 설칠 정도」로 바쁘게 뛰고 있으나 라노스의 성공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보험업계의 귀재로 올해초 아시아자동차사장에 영입된 김사장도 요즘 『역시 자동차는 어려운 산업』이라는 말을 입에 자주 올린다. 트럭, 버스 등 상용차시장경기가 유난히 좋지않은 까닭이다. 「난세에 영웅이 탄생한다」는 옛말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앞으로 어떻게 표출될 지 주목된다.<정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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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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