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SK돈’ 대선자금 비화

SK비자금 사건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난 16대 대선자금 문제로 번지면서 정치권에 큰 파문이 일고있다. 대선 당시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으로 SK그룹으로부터 10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돈웅 의원이 9일, 지난 대선 때 중앙당 후원회를 계기로 100여개 기업들에 전화를 걸어 후원금 지원을 요청하는 등 조직적 모금활동에 나섰음을 사실상 시인했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수수혐의에 대해선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하면서 “후원회를 개최하게 되면 100여개 업체들을 (의원들이) 나눠서 후원금을 좀 내달라고 전화하긴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후원회를 개최할 때면 관례적으로 자금지원을 요청해왔고, 모두 정상적으로 영수증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말 후보단일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이회창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일반적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이같은 모금활동이 기업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통합신당 이상수 의원이 지난 7월23일 대선자금 수입.지출 내역을 공개하면서 법인과 개인으로부터 74억5,000여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밝힌 것과 관련, "SK로부터 받은 것만 20억원인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신당 창당자금과의 관련성 여부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조순형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상수 의원이 대선자금 내역을 공개한 바에 따르면 후원금이 74억여원이라고 했고, 이번에 SK로부터 20억원을 받았다고 해명했는데 신빙성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이 지난 7월23일 공식 발표한 대선후원금은 145억1,000만원으로 이 가운데 법인(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모금한 후원금은 74억5,000여만원이다. 따라서 이 의원의 발언과 공식 발표한 법인과 개인후원금 액수가 맞다면 SK그룹을 제외한 법인과 개인으로부터 모금한 후원금은 54억원 안팎에 달한다. 그러나 이 의원이 “내가 100대기업을 다 돌았다”고 밝힌 바 있고 대선때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나 기업들의 대선자금 관행 등에 비쳐봤을 때 100대 기업중 대다수가 상당한 액수의 후원금을 민주당에 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어서 당시 민주당이 공개한 대선자금 내역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합신당은 "대선 때 단 한푼도 불법 정치자금을 받지 않았다"며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SK비자금 수수의혹에 대해 검찰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토록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키로 했다. <남문현기자, 구동본기자 moon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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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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