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온기 도는 증시… 단기 바닥론 솔솔

글로벌증시 '오바마정책 랠리' 예상보다 강해<br>국내시장도 수급개선 조짐… 상승론에 힘실려<br>"펀더멘털 변화 없어 낙관 시기상조" 신중론도


국내외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자 단기 바닥론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증시에 ‘오바마 정책 랠리’가 예상보다 강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의 경우 수급개선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하락보다는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바닥 진입을 예견하는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경기침체 개선 징후가 없지만 하락폭이 크고 주가가 경기에 선반영되는 특성을 감안할 때 상승 여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증시의 기본이 되는 펀더멘털의 개선이라는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바닥은 멀었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급등락에 익숙해진 투자심리가 악재에 내성이 생기면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달라진 시장 분위기에 바닥론 무게 실려=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폭등세에 이어 0.79포인트(0.07%) 오른 1,105.84포인트로 장을 마쳐 사흘 연속 올랐다. 수급의 양대 산맥인 기관과 외국인이 연 이틀 ‘쌍끌이’ 매수를 보이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매수ㆍ매도 공방을 벌이던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무엇보다 외국인은 12월 들어 이날까지 1,800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여 ‘바이 코리아’ 재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경우 지난 10년간 하루 7% 이상 급등했을 경우 이후 25일간 하향 이탈한 때는 전체 11회 중 2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급등 이후 상승세 지속에 대한 낙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소한 베어마켓 랠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은 이전과 상당히 다른 상황 전개”라며 “앞으로 경기부양책의 강도에 따라 증시의 등락폭도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는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경기침체를 탈피하기 5~6개월 전부터 상승세를 나타내고는 한다”며 “내년 상반기에 경기 저점을 예상한다고 하면 지금 정도에서 단기 바닥권을 타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기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국내 증시의 경우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 완화 등 수급개선이 눈에 띄고 오바마 정책 기대감이 취임(1월20일) 때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바닥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서 바닥론 점화=단기 바닥 논란은 글로벌 증시에서 먼저 제기됐다. 미국과 유럽의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가 34년 만의 최악 수준인 미 실업자 수 및 대기업 감원 소식 등 각종 악재를 딛고 나타나 더욱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이 부정적 뉴스를 정부의 대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긍정적 가능성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재 낙폭을 감안하면 반등 국면 도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은 주식을 살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주가가 실적 대비 저평가 국면에 머무르는 점도 상승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평가다. 전일 대규모 감원 안을 발표한 다우케미컬도 이 같은 실적 대비 저평가 국면을 근거로7.2% 상승했다. 데이비드 캘리 JP모건펀드 수석전략가는 “미국 내 전문 투자자들은 주식 가격이 매우 저평가됐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결국 경제는 턴어라운드할 것이고 내년 실적이 실망스럽더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닥 멀었다” 부정적 시각도 많아=증시가 악재에 대한 복원력을 보이고 있지만 하락세를 멈췄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최근 장세를 이끌고 있는 정책 기대감이 실제로 오바마 정부 이후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라는 것이다. 따라서 취임 이후 정책들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는 추가 하락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고 내년 1월 말께 기업들의 올 4ㆍ4분기 실적이 발표된다는 점에서 펀더멘털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위험도 있어 얼음판 장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스코트 풀맨 WJB캐피털 파생상품 투자전략 담당임원은 “전세계 신용경색이 여전하고 많은 악재가 시장에 널려 있다”며 “미국 주식시장으로의 본격적 접근은 아직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악화됐던 경제지표에 대한 내성이 생겼고 신규 정책기대감까지 반영된 상황”이라며 “그러나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오래가기 힘들고 실현 가능성도 미지수인데다 기업 실적마저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아직 바닥국면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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